삼성서울병원 입원부터 사망까지 6년5개월 치료는?

      2020.10.25 15:40   수정 : 2020.10.25 1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6년 5개월 만에 타계했다.

25일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25일 향년 78세로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942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호흡곤란이 발생한 후 치료를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하고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이 회장은 자택 근처인 순천향대학 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응급 처치로 심장 기능 상태를 회복하자마자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11일 새벽 심장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의 펌프 기능을 하는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혈관이 노화됨에 따라 찌꺼기가 쌓이게 된다. 또 혈관이 터지게 되면 이를 복구하기 위해 피딱지가 생긴다. 이게 작은 혈관을 막아 심근으로 혈액이 가지 못하도록 만들게 된다.

혈액공급이 되지 않으면 심장의 펌프 기능을 아예 못하게 된다. 온몸에 혈액이 돌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혈액공급이 저하돼 가슴통증이 발생하면 협심증이고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힌 것이 급성심근경색증이다.

혈관이 막히는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 중 하나는 연령의 증가다. 남자는 45세 이상, 여자는 55세 이상이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고 아버지가 55세, 어머니가 65세 이전에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또 심근경색이 심장혈관의 동맥경화에 의해 발생하므로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도 조심하는 게 좋다.

혈관의 압력을 높이는 고혈압은 심혈관 손상의 주범이며 당뇨병은 고혈당에 혈관이 노출되면서 혈관을 손상시킨다. 비만은 몸의 지방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심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고지혈증도 혈액 속에 지방 성분이 높은 상태이므로 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

증상이 나타나면 혈관이 막힌 상태이므로 빨리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119 구조대에 연락해 응급실을 즉시 찾아야 목숨을 살릴 수 있다. 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환자가 있다면 구조대가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환자 100명당 15명은 발병 1시간 내에 사망한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병원 도착 후 사망률은 6% 정도로 낮아졌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좁아진 혈관에 스탠트를 삽입,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 회장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탠트 시술을 받았다.

스탠트 삽입 후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한다. 재협착, 스탠트 내 혈전형성과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환자의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장비인 에크모(체외막산소화 장치)의 도움을 받았다. 에크모는 환자의 정맥에서 혈액을 체외로 빼내어 동맥혈로 바꿔서 다시 환자의 정맥이나 동맥으로 주입하는 기능을 한다.

스텐트 시술 후에는 약물치료와 저체온 치료를 시행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병원장이었던 송재훈 원장은 "이 회장이 심장이상 증상을 보여 적절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를 한 후에 관상동맥을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을 했으며 저체온 치료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 치료는 급성 심정지로 뇌가 손상된 환자에게 주로 시행된다. 일반적으로 심장이 멈춘 후 4분이 지나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뇌세포가 파괴된다.

당시 삼성 의료진은 "이 회장이 스탠트 시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뇌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저체온 요법도 24시간 동안 진행됐기 때문에 1차 치료는 끝났다"며 "안정된 상태라면 여러가지 검사가 진행된 후 일주일이 지나면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치료를 통해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지만 정신이 깨어나지 못하고 6년 5개월간 병실에 머무르게 됐다.

한편, 고인은 병원 입원 전인 1982년 부회장 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그 해 가을경 푸조를 몰고 양재대로를 달리던 그는 덤프트럭과 부딪혀 차 밖으로 튕겨 나갔다. 이 회장은 외상이 심하지 않아 2주 만에 회복했다. 하지만 다량의 진통제를 사용하면서 교통사고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이후 1999년 말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받은 건강 검진에서 쇄골 뼈 아래 부위에 커진 림프절을 발견하면서 폐 부분의 림프암이 발병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회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의대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았다.
이후 이 회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매년 겨울이면 기후가 따뜻한 해외에서 지내며 각별하게 건강관리를 해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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