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금속에 만든 구멍' 세계 최초로 실시간 관찰
2020.10.26 09:22
수정 : 2020.10.26 09: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빛이 금속 표면에 닿는 순간 구멍이 만들어졌다가 금새 사라진다. 국내 연구진이 이 플라즈모닉 핫홀의 생성에서 소멸까지의 모든 과정을 세계 최초로 실시간 관측에 성공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소재분석연구부 이문상 박사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박정영 교수 연구팀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펨토초(1000조분의 1초) 수준에서 일어나는 빛과 금속 표면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전기적 흐름을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문상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가 차세대 인공광합성 소자, 초고효율 광촉매 개발, 에너지 저장 소자 개발, 초고감도 바이오 광센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플라즈모닉 핫홀을 관찰하기 위해 금속-반도체 접합 나노다이오드를 만들고 빛에 의한 표면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빛에 의해 금속 표면의 전자들이 집단으로 진동하는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에 의한 플라즈모닉 핫홀을 실시간 관찰했다.
이 구멍의 수명은 수 펨토초 정도로 매우 짧아 검출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실시간으로 그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대표적 분석난제로 꼽혔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의 연구팀만이 간접적인 방법으로 핫홀의 발생양상을 유추하는 정도의 연구방법만이 알려져 있었다.
이처럼 분석 상의 난제로 인해 화학반응을 촉진한다는 핫홀의 기능이 이미 알려져 있었음에도 실제 소자 개발에 활용하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핫홀의 실시간 분석 성공 뿐만아니라 향후 광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차세대 소자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계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시료 표면의 빛 분포로부터 핫홀의 발생 양상을 유추하는 방법을 고안해 실제 실험으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핫홀의 양상을 관찰하기 위해 금과 p형 질화갈륨으로 만든 나노다이오드를 만들어 광전도 원자간력 현미경으로 이를 분석했다. 이 현미경은 나노미터 크기의 탐침을 이용해 시료 표면을 훑어가며 각 부분의 전기적 신호를 검출해 이미지화해주는 첨단 분석연구장비이다.
박정영 교수는 "나노다이오드에서 생성되는 플라즈모닉 핫홀의 발생양상에 대한 정확한 규명은 금속표면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달·손실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와 촉매전자학 분야와 에너지공학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22일 내지삽화와 논문이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