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검사 접대' 진실공방··· 검사 알리바이가 관건
2020.10.26 11:13
수정 : 2020.10.26 11:20기사원문
판결문에는 옆방에 대기하던 김 전 회장이 김 전 행정관이 받아온 문건을 그 자리에서 열람했다는 사실도 등장한다.
■대상·장소 특정, 일시가 관건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김 전 회장이 검사 3명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시점에 이들의 알리바이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라임 사건에 대한 본격적 수사가 이뤄지기 전 김 전 회장과 만남을 가졌고 고액의 부적절한 술자리에 합석했다면 김 전 회장의 폭로에 상당한 설득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접대했다고 주장한 검사들과 룸살롱이 특정됐고 대가성도 비교적 명확해 이들이 실제 한 자리에 모였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담팀은 휴일인 지난 25일 김 전 회장이 수감된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아 김 전 회장이 법무부에서 특정한 검사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접대 시점과 특이사항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접대를 한 대상으로 알려진 변호사와 검사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두 차례에 걸친 자필 폭로문건을 통해 검찰 전관 출신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이후 라임수사팀에 합류해 조사실에서 김 전 회장과 만났다는 내용도 함께 언급됐다.
김 전 회장은 1차 폭로문에서 "회식 참석 당시 '혹 추후 라임 수사팀을 만들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했는데 실제 한명은 수사팀 책임자로 참여했다"며 향후 수사를 전제한 접대였음을 밝히기도 했다.
■다른 검사 접대도 있었던 장소
김 전 회장 폭로문건 원문을 봤다고 주장한 박훈 변호사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들이 접대를 받은 곳이 이 일대 최고가 룸살롱으로 알려진 '포OO'라고 구체적으로 특정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업소는 김 전 회장이 접대를 위해 자주 찾았던 곳으로 파악됐다. 라임 관련 금감원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지난달 판결문에서도 이 룸살롱에서 접대가 이뤄진 사실이 등장한다. 당시 김 전 행정관이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선임검사 등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며 받은 '라임자산운용의 불건전 운용행위 등 검사계획서'를 다른 방에서 대기하던 김 전 회장에게 열람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김 전 회장은 김 전 행정관 요구에 따라 이들 방의 술값 650만원을 대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4월 21일께 이 룸살롱을 압수수색해 접대가 있었는지를 파악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상용)는 지난달 김 전 행정관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