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옵티머스 안전하다' 권유에 아들 전세금까지 6억 넣어"(종합)
2020.10.26 15:26
수정 : 2020.10.26 15:50기사원문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김진희 기자 =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자신과 가족의 돈 6억원을 투자한 데 대해 "자세한 내막을 모르고 저금한단 생각으로 했다"며 재차 사과했다.
진 장관은 재산세 감면을 둘러싼 서울시와 서초구의 갈등에 대해선 "자치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무위원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부터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한다'는 지적에 "제 이름이 등장한 것 자체가 너무나 부끄럽고 송구스럽다"고 답했다.
진 장관은 "행안부 장관은 사실 펀드를 생각할 시간도 없어 제가 시간을 써서 한 결정은 아니었다"며 "식구나 저나 평생 모아서 있는 돈을 증권회사에 투자한다기 보다는 예금한다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 전부터 거래가 있었는데 돈을 증권회사에서 '가장 안전한 것이다', '여기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샀다"며 "자세한 내막은 전혀 모르고 이자가 좀 있으니 저금한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진 장관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6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는 "부부가 평생 일하면서 모았고 아들 부부가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면서 반환받은 전세금으로 투자했다"며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재산신고가 쭉 돼 있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펀드가 공기업 매출채권 투자 상품이라는 점에서 행안부 업무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어디에 투자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서 사실상 펀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이해충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해 충돌 여지가 있다면 그 부분은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충돌 여부를) 관계기관에서 잘 정리해주면 그에 따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지난 2월 옵티머스 펀드에 1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시기 진 장관의 배우자와 장남이 각각 2억원을 투자했고 3월에는 배우자가 1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옵티머스 펀드는 만기가 8월인데 6월부터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해 진 장관은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진 장관은 1가구 1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감경하겠다는 서초구와 이에 반대하는 서울시의 갈등과 관련 "행안부에서 법률검토를 했으나 한 의견으로 모아지지 않아 답변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사정을 서울시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행안부가 유권해석할 수 있는 최종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자치권은 존중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7일 행안부 국감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 장관은 "지방의 인구소멸 문제가 심각해 행안부가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지역의 특수성은 지역이 제일 잘 알기 때문에 지역 주도의 발전 전략이 있으면 정부는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162개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혈세가 낭비되고 지역별 혜택이 다르다는 비판에는 "지자체마다 가입하니 들쑥날쑥할 수 있다"며 "지자체와 논의해서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보험이 될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진 장관은 오는 12월 재출범하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데 대해 "보고도 받고 설명도 들었다"며 "이번엔 몇명이 되더라도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일제강점기 이후 권위주의 시대까지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는 조직이다. 2006~2010년 조사 후 해산했으나 추가적인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기 위원회'가 출범한다.
한편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부가 국가적 어젠다에 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국정 전반을 관여하는 중추 중핵 부서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방자치, 지방분권 진전을 위해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