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부터 유통까지 ‘수산물 이력제’… "신선한 생굴만 드려요"
2020.10.27 17:00
수정 : 2020.10.27 17:11기사원문
■'바다의 보약' 굴 채취 어떻게 하나
지난 20일 거제 오송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들어가자 대흥물산이 보유한 굴 양식장(지정해역 1호)이 눈에 들어왔다. 홈플러스의 이력제 생굴이 자라고 있는 거제 양식장은 최고의 서식 환경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 FDA 지정 1호, 2호 해역에 위치해 있다. 이력제 생굴을 생산하는 대흥물산의 양식장은 총 65㏊ 규모로, 연간 1000여t을 출하한다.
굴 채취선에서 크레인으로 가두리 그물망을 들어올리자 사람 주먹보다 큰 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개의 굴들은 각종 해초와 함께 커다란 덩어리가 된 채 컨베이어 벨트로 올라갔고, 어민들은 낫으로 뭉텅이가 된 굴들을 분해하기 바빴다. 이렇게 수확된 굴은 최소 500㎏ 이상의 굴이 들어갈 정도로 거대한 그물 바구니 안으로 들어갔다.
한 어민은 "소비자가 굴 하나를 즐기기 위해서는 1년 6개월에서 2년을 기다려야 한다"라며 "굴의 자연 양식방법은 매해 6~8월인 굴 산란기부터 다음해 10월부터 그 다음해 3월 정도에 채취하는 게 일반적인 양식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란기에 방란하는 알을 굴이나 가리비 껍질에 붙인 후 햇빛과 파도, 수온 등의 환경을 버텨낸 굴만 양식장에 수하해서 키우게 되는데 올해는 태풍 마이삭의 직접적인 양식장 피해발생과 평년보다 길었던 장마로 인해 굴 양식환경이 좋지 못해 굴이 더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신선한 굴 공정과정
거제 양식장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통영시 인평동 박신장은 바다에서 체취한 굴이 손질되는 곳이다. 길게 늘어진 컨베이어 벨트 앞에는 수백명의 작업자들이 1차 세척을 거친 굴의 껍질을 분리작업을 한다. 껍질은 컨베이어 벨트 밑으로 버리면서 빠른 손놀림으로 굴을 까서 바구니에 담는다.
굴 소비가 많은 시기에는 하루 최대 약 3.5t의 굴(깐 굴 기준) 분리작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분리된 굴은 얼음과 해수를 사용한 보관 수조에 넣어 냉장상태를 유지한다. 질 좋은 굴을 생산한 것만큼 중요한 것이 신선도를 유지해 고객의 식탁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냉장상태가 된 굴 수조는 박신장으로부터 15분 거리에 있는 가공공장으로 옮겨진다. 대흥물산의 가공공장은 50여년 역사의 상품제조 노하우와 미국 FDA 지정 공장(No. KS-7-SP), EU 수산물수출가공공장(KORP-023)으로 등록될 만큼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공장 내부로 진입 시 흡사 반도체 공장과 같이 외부 오염물질 등이 들어오지 않도록 에어커튼 등을 사용해 철저히 차단시켰으며. 수조에서 컨베이어로 옮겨진 굴은 버블샤워와 사람의 손을 이용해 세 차례의 선별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불순물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파치품이나 크기를 선별한 한 다음 최종 세척 후 5~6도 온도의 수조에 다시 담는다.
최종 선별된 굴은 포장용 컨베이어 벨트로 올리게 되는데 제품의 계량은 물론 해수를 담고 묶는 전 포장 단계를 자동으로 진행한다. 자동포장기계의 최대 장점은 기계가 전 포장 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온도의 찬물을 사용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손으로 포장까지 진행하는 공장들의 경우 작업자들이 손이 시려 찬물을 쓰지 않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 가장 손을 덜 탄 상태로, 가장 신선 유지에 최적화된 온도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렇게 포장까지 완료된 굴은 당일 밤 12시 물류센터로 옮겨지고, 다음날 아침 7시 홈플러스 각 매장에 진열된다. 10월과 11월, 김장철 등 굴 소비가 많은 시기는 조금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박신장에서 하루 전 채취한 굴을 작업한 후 공장으로 보내 당일 봉지굴로 생산해서 그 다음날 매장에서 유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식부터 유통까지 "수산물 이력제 확인하세요"
홈플러스는 어려움에 빠진 어민들을 돕고, 건강한 식재료를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이력제 생굴' 판매에 앞장서고 있다.
홈플러스가 판매하는 '이력제 생굴'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양식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수산물이력제' 시범사업 상품이다. 요즘같이 홈쿡이 하나의 트렌드 이상으로 자리잡은 상황에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홈플러스가 취급하는 대흥물산의 이력제 생굴은 생굴의 전 세척과정과 포장과정에 깨끗한 지하암반해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봉지굴 자동포장 기계를 최다 보유한 위생적인 시설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등록 공장이다. 국내에서 5개 공장이 미 FDA 등록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곳이 대흥물산의 거제공장과 통영공장이다. 거제에 위치한 박신장 역시 미 FDA 인증을 받았다. FDA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3개월마다 검사를 받고 있으며, 지속적인 시설 관리로 인증을 유지해오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사용하는 지하암반해수와 얼음의 세균검사를 진행, 통상 1년마다 진행하는 검사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최적의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FDA 규정에 따라 채취한 굴은 10도 이하 냉장시설에서 6~7일 냉장보관이 가능하며, 온도만 유지된다면 12~13일까지 생식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최적의 신선도를 위해 매장 입고된 생굴은 최대 6일 안에 판매한다.
camil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