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티파니, 162억달러로 인수가 할인 합의
2020.10.29 06:56
수정 : 2020.10.29 06:56기사원문
프랑스 명품 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과 미국 보석 소매체인 티파니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인수가액을 낮춰 인수합병(M&A) 절차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이르면 내년 1월 합병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측이 갈등을 끝냈다면서 LVMH가 주당 131.50달러에 티파니 주식을 인수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합의한 135달러에 비해 4.50달러 낮아진 것으로 전체 인수액 규모는 약 4억3000만달러 줄어들게 된다.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맞제소하고 있는 양측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소송전을 피하기 위해 적당한 선에서 서로 양보하는 것을 택했다.
소식통은 이날 늦게 티파니 이사회가 양보안을 논의하게 된다면서 양보안이 통과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게 되면 내년 1월에는 주주총회 등을 거쳐 합병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티파니는 지난해 11월 약 162억달러에 자사를 LVMH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루이뷔통, 불가리를 비롯해 약 75개 브랜드를 갖고 있는 LVMH는 티파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었다.
세계 명품시장은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LVMH는 시가총액이 약 2000억달러 수준으로 유럽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 가운데 하나다. 티파니보다 덩치가 훨씬 크다.
가장 최근에는 2017년 130억달러에 프랑스 패션 브랜드 디오르를 인수하는 등 그동안 M&A를 통해 덩치를 불려왔다.
티파니 인수는 지난 30년간 LVMH를 이끌어 온 베르나르 아르노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한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 최대 규모 M&A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림이 달라져버렸다.
미 소매업체들과 함께 티파니도 3~4월 방역을 위해 폐쇄됐고, 이후 매출 회복도 지지부진한 상태가 되면서 티파니의 매력이 반감됐다.
지난해 합의한 인수금액이 부담스러워진 LVMH는 기회만 엿보다 지난 9월 프랑스 정부가 미국과 통상 갈등 속에 티파니 인수를 연기토록 요구해왔다면서 티파니에 사실상 합의 파기를 통보했다.
티파니는 LVMH의 조처가 부당하다며 제소했고, LVMH는 티파니가 의무를 소홀히 해 기업가치를 크게 떨어뜨렸다며 맞제소해 긴 소송전으로 접어드는 듯 했다.
그러다가 최근 티파니가 법정 밖에서 사태를 마무리짓기를 원했고, 가격만 조금 깎아준다면 인수를 지속하겠다는 LVMH의 의사를 받아들여 양측이 결국 합의에 이르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