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들추는 이슬람".. 프랑스-이슬람 극단갈등 가나

      2020.10.29 07:11   수정 : 2020.10.29 07: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만평이 프랑스와 이슬람 세계간 갈등에 불을 붙였다.이 와중에 프랑스의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게재한 삽화가 양쪽의 갈등에 기름을 들이부었다.

AF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샤를리 에브도가 이날 1면에 레제프 다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풍자한 삽화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속옷 차림으로 소파에서 맥주를 마시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히잡을 쓴 여성의 치마를 들추는 모습이다.

샤를리 에브도는 삽화에 “에르도안, 그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밌는 사람”이라는 말을 부연했다.
터키 정부는 곧바로 법적, 외교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나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해당 잡지가 ‘아주 질이 나쁜 악당’이라며 비판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풍자 삽화 게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도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삽화를 실었다. 당시 샤를리 에브도는 이 만평 탓에 총기 테러를 당해 기자와 만평가 등 총 12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올해 사건 5주년을 맞아 ‘자유는 폭력에 굴할 수 없다’며 만평을 재차 게재했다.

프랑스 교사 ‘사뮈엘 파티’가 거리에서 살해당한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와 이슬람권 갈등에 불이 튀겼다. 지난 16일 해당 교사는 수업시간에 샤를리 에브도가 게재했던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프랑스 정부와 시민들은 사건 이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풍자 만평 게재를 옹호했다.

여기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그는 “프랑스의 가치를 짓밟는 이슬람 원리주의 이념을 차단하는 노력을 배가하겠다”며 수위를 높였다. 이에 이슬람 세계의 반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분노는 이슬람권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반프랑스 시위가 연일 대규모로 벌어진다. 중동 쿠웨이트, 카타르에서는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한 매체가 마크롱 대통령을 악마로 묘사한 삽화를 싣기도 했다.

이번에 샤를리 에브도가 풍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마크롱 대통령을 두고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프랑스는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터키 주재 자국 대사를 귀국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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