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미한 서훈에 北 "상전비위 맞추며 구접스레 놀아대"

      2020.10.29 08:46   수정 : 2020.10.29 08: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서훈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한미동맹 불화설 속에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며 아첨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 치의 앞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서 실장의 미국행을 지목, "얼마 전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해 구접스럽게 놀아댔다"고 말했다.

통신은 서 실장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난 것에 대해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동맹 불화설로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느라 별의별 노죽(아첨)을 다 부렸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서 실장은) 특히 어느 한 기자회견이라는 데서는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남북관계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얼빠진 나발까지 늘어놨다"면서 "도대체 제정신 있는 소리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서 실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신성한 북남관계를 국제관계의 종속물로 격하시킨 이번 망언은 본질에 있어서 민족자주를 근본핵으로 명시한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과 그 실천강령인 10·4선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며 노골적인 우롱이라고밖에 달리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한때 그 무슨 운전자론이요, 조선반도 운명의 주인은 남과 북이요 하며 허구픈 소리라도 줴쳐대던 그 객기는 온데간데없고 상전의 버림을 받을까봐 굽실거리는 그 모양새는 차마 눈뜨고 보아주기 민망스러울 정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외교안보관계를 주관한다는 안보실장의 사고와 처신이 이 정도이니 미국으로부터 무시와 냉대, 수치와 망신을 당하고 행각 도중에 쫓겨 온 모양새를 연출한 것도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며 "예로부터 망신과 수모는 남이 주기에 앞서 스스로 당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통신은 "자주의식이 마비되면 이처럼 시와 때도, 동서남북도 가려보지 못하고 행방 없이 돌아치는 바보가 되기 마련"이라고 조롱하면서 "친미사대에 명줄을 걸고 민족의 운명을 외세의 농락물로 섬겨 바치려드는 자들의 앞길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남 비난을 그동안 자제해오다가 이번에 다소 수위 높은 비난을 재개한 것은 코앞에 닥친 미국 대선 이후를 대비해 우리 정부의 향후 대미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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