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배드페어런츠 대표 무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친부의 신상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유창훈 부장판사)은 29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의 대표 강민서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강 대표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를 만들고, 지난해 6월 A씨가 20여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이트에 올린 고소인이 스키강사 출신에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은 허위사실로 판정된다"면서도 다만 "해당 내용들은 실제 있었던 상황을 토대로 했으며, 고소인 배우자의 딸이 1인 피케 시위를 한 점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인과 통화하면서도 양육비 지급의 필요성만을 강조하고 사적인 감정을 털어놓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재판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악의적인 목적으로 비방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판부로부터 인정받아 감사하다"며 "양육비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비참하게 소송까지 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책임져줬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A씨는 강 대표가 사이트에 적시한 내용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고소했다.

검찰은 강 대표를 약식기소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으나 강 대표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e-mail]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