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WTO 사무총장 오콘조이와 '2년+2년' 가능할까

      2020.10.29 15:47   수정 : 2020.10.29 18: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도전 중인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전이 혼전 양상으로 가면서 나이지리아의 오콘조이 후보와 '2년+2년' 혹은 '3년+3년' 순차적으로 맡을 수 있다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WTO 사무총장을 놓고 경합했던 뉴질랜드 마이크 무어(3대)와 태국의 수파차이 파니치팍디(4대)는 각각 3년씩 사무총장 임기를 하기도 했었다. WTO 사무총장 임기는 4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WTO 사무총장 전체 합의가 원칙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WTO 사무총장 선출은 회원국의 '선호도 조사→다수 후보자 추천→전체 회원국 컨센서스(의견일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최종 결정이 컨센서스에 의한 것임에 따라 회원국 일부나, 특정 대륙의 국가 등이 결사 반대를 하면 사무총장 결정이 어려운 구조다.


유 본부장은 하루 전인 28일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선호도 조서 결과를 통보 받았으며 그 결과 나이지라의 오콘조이 웨알라 후보보다 적은 표를 받았다. 오콘조이 후보는 163개국 가운데 104개국의 지지를 받았 유 본부장을 크게 앞섰다.

당초 WTO는 이날 회의에서 회원국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내달 초 총회를 열어 차기 사무총장을 공식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간밤 차기 사무총장으로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오콘조이 후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컨센서스 원칙에 따라 선출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 후보가 2년+2년 등 사무총장을 순차적으로 하는 방안도 있다"며 "다만 그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WTO 3대~4대 총장도 3+3 사례 있어
과거 WTO 사무총장 후보가 혼전 양상이었을 경우 두 후보가 3년씩 순차적으로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적도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마이크 무어(뉴질랜드)가 3대 총장으로 1999년부터 3년, 이후 수파차이 파니치팍디(태국)이 4대 총장으로 2002년부터 3년간 총장을 지낸적이 있다"며 "2년은 임기가 너무 짧아 당시 3년씩 하기로 했다"고 정했다.

다만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 후보가 60개국 이상 크게 앞서고 있어 확률은 크지 않다.

서 박사는 "일반적으로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WTO는 주요 국가간 이견 조사를 마치고 대략 합의를 한 뒤에 한다"며 "미국 반대가 추후 나온 것을 보면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서둘러 발표하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2, 3+3 시나리오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 경우 우리정부가 이를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에 이어 다른 국가들이 협의 과정에서 유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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