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모집 後투자' 블라인드펀드 실탄 10兆…'대어' 기다린다
2020.10.29 17:55
수정 : 2020.10.29 18:19기사원문
추가 투자여력 10조원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현재 들고 있는 자금은 10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주요 사모펀드들이 올해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규모는 13조원, 이 중 10조원가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것이다.
사모펀드별 올해 블라인드펀드 조성 규모는 △MBK파트너스 8조원 △IMM PE 1조90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 1조2200억원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7000억원 △H&Q코리아파트너스 5000억원 순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5월 8조원(65억달러) 규모 5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아시아에서 결성된 PEF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 펀드 결성으로 MBK파트너스의 누적 운용 자산규모(AUM)는 약 27조원(225억달러)을 넘어섰다.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 만한 충분한 자금이 있는 것이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든든한 현금을 갖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전에도 단독으로 참여한 상태다.
IMM PE는 로즈골드4호를 2018년부터 결성을 추진, 1조9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이 펀드는 지난해 2월 신한금융지주가 7500억원 규모로 단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3월 1조3000억원 규모였던 에어퍼스트(옛 린데코리아) 인수에도 자금을 사용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조22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 자금 대부분을 2019년에 모집하고, 올해 소규모 자금을 추가해 자금모집을 마쳤다. 여기에 IMM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글랜우드PE가 각각 8000억원 규모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 현재 맥쿼리자산운용도 맥쿼리코리아오퍼튜너티스 펀드5를 7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이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M&A 활성화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모펀드를 통한 기업 M&A 등 투자는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딜 기회가 먼저 주어지는 것도 이런 현상을 가속화하는 데 한몫한다.
곽대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사모펀드들의 과거 투자성과가 긍정적인 만큼 투자자(LP) 입장에서 선호하는 투자처가 됐다.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 시 공동투자 기회도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연기금 및 공제회도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봤다. 특히 기업들의 가업승계를 꺼리는 경향이 이 같은 흐름에 한몫한다는 시각이다.
정두영 중소기업중앙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은 "현재 한국의 제도 등을 봤을 때 기존 기업들이 가업승계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주주 지분을 양도하고 싶은 니즈(Needs)들이 있다"며 "사모펀드들이 M&A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기금 및 공제회는 직접 M&A를 담당하는 조직이 없기 때문에 전문가인 사모펀드 등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도 "2~3세 입장에서는 상속·증여세가 높아 회사를 키우기보다 매각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동의했다. 이어 "연기금 및 공제회는 장기투자를 하기에 유동성이 당장 필요하지 않다. 비상장주식보다 상장주식이 고평가된 만큼 저평가 측면에서 사모펀드를 통한 투자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