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비 쌓고 또 쌓고" 금융사 대손충당금 사상 최대 전망

      2020.11.01 17:53   수정 : 2020.11.01 20:44기사원문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사상 최대 대손충당금을 쌓을 전망이다.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로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3·4분기까지 쌓은 대손충당금이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올해 내내 대손충당금을 넉넉히 쌓으라고 독려했고 지난 2·4분기 금융그룹들이 대규모 충당금 쌓은 후에도 하반기 충당금을 더 적립하라고 압박했다.



주요 금융그룹의 3·4분기 실적이 한창 발표될 때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시중 은행장들에게 대손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라고 말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우리금융, 농협금융은 올해 3·4분기 대손충당금을 8739억원을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7745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누적으로 5대 금융그룹의 대손충당금은 올해 3·4분기까지 3조 530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 3조 671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그룹별로 신한금융이 3·4분기 2284억원을 적립했으며 올해 3·4분기 누적 1조 504억원으로 가장 많이 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6% 증가한 수치다. 헤리티지 및 라임 관련 사전보상과 충당금 적립 등이 겹쳤다.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이 3·4분기 누적 7543억원을 적립했다. 같은기간 하나금융이 6981억원, 우리금융이 5867억원, 농협금융이 4409억원을 각각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이처럼 금융그룹들이 올해 충당금을 많이 쌓는 이유는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되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사전 준비 성격도 강하다. 금융그룹 관계자는 "주요 금융사들이 지난 2·4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3·4분기 충당금 규모가 작아보이지만 전년 대비로 살펴봐도 대부분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금융당국은 좀 더 충분히 쌓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내내 금융당국 수장들이 위험대비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지난 9월에는 금융당국이 시중 은행 담당자들과 언택트 회의를 갖고 "3·4분기, 4·4분기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라"고 지시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은행장 간담회에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 능력을 확고히 유지하며 신성장 사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3·4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시기에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조한 것은 4·4분기에도 충당금을 많이 쌓으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조만간 금융당국에서 이와 관련한 의견 수렴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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