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美 대선 임박에 입장 정리...이해 따라 제각각

      2020.11.02 14:06   수정 : 2020.11.02 14: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요 해외 정상들이 올해 미국 대선이 임박하면서 이해 관계에 따라 각자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는 상황을 지켜보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삼갔으며 유럽은 내심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이기길 바라는 눈치다.

선거 결과에 가장 민감한 중국의 경우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중국을 상대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2일 논평을 내고 "미국인이 아닌 다른 국가의 국민들도 대선 결과에 관심이 많다"면서 "그러나 대선 결과는 그들의 실제 이익과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오늘날 미국의 새로운 대(對)중 정책은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뤄졌고 양국 관계는 상당 기간 긴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다"고 평했다.
이어 "양국 관계가 다시 좋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사평을 내고 "미국의 지난 4년간 대중 정책은 중국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며 "우리가 핵심 기술에 집중하고 기술적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는 점도 알게 됐다"고 강조한 뒤 "시장 경제를 배경으로 국가 전체를 동원하고 국가의 첨단 기술에 대한 단점을 하나씩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중국 관계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4일 오후 8시에 열리는 제 3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과 동시에 화상 연설로 첫 대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9월에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발언을 피했다. 지난달 27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2가지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며 만약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스가 총리가 본인의 취임 인사 겸 재선 축하 인사를 위해 미국을 조기 방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전임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16년 트럼프 승리 직후 뉴욕의 트럼프 타워를 방문해 트럼프와 비공식 회담을 진행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스가 총리의 방미가 내년 1월 취임시 이후로 밀릴 수 있다며 "바이든은 정통파 정치인으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와는 사고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이라면 트럼프가 아직 현직에 있는 동안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대선부터 개입 의혹에 휘말렸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미 대선을 언급하며 "우리는 미국 국민들의 어떠한 결정도 받아들이고 어떤 정권과도 일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제 사회에서 트럼프에 우호적이라고 알려진 푸틴은 "현재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와 러시시아 법인 및 경제인들에게 46차례나 제재를 가했으며 이는 유례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미 A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입장에서 이미 대선개입 의혹 때문에 트럼프 2기 정부와 협력을 확대하기 어렵고 바이든은 러시아에 더욱 강력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와 무역전쟁을 시작한 유럽연합(EU)은 내심 바이든이 이기길 바라는 눈치다.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선 직후에 미 정부와 접촉해 대서양 양쪽의 양대 세력이 새로운 협상(New deal)을 맺도록 제안할 것이다"고 말했다. DW는 이번 발언을 두고 독일 정부가 바이든쪽으로 기울었다는 간접 신호라고 지적했다.
앞서 ABC는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바이든을 지원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파리기후조약이나 이란핵협상같은 유럽 주도의 국제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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