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채소값 폭등.. 주부 56% "올해 김장 안할래요”
2020.11.03 07:50
수정 : 2020.11.03 07: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장에 사용되는 양념 채솟값이 연일 고공행진 중인 탓에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격 폭등은 올해 긴 장마의 영향으로 보인다.
김장용 배추와 무는 추가 물량 공급으로 가격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양념 채소의 경우 생산 부족으로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김장을 포기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주부 대상 '올해 김장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과반인 56.2%가 “김장을 포기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54.9%)보다 1.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지난 2일 기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도매시장에서는 마늘 한 접(3㎏) 가격은 평균 3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45%가 뛴 금액이다.
하지만 비싼 재료 가격에 상인들의 마음도 가볍지만은 않다. 마늘은 올해 여름 풍년이었다. 지난 4월 마늘 수확기에 공급 과잉에 따른 마늘 가격 폭락이 예상되자 정부와 자치단체가 마늘을 산지 폐기할 정도였다. 당시 농민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늘 공급량을 조절한 결과가 반년 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마늘값이 당분간 내려가기 힘들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이달 김장 양념 채소(마늘·양파·대파·건고추) 가격이 일제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의 경우, 전남 영광·신안·진도에 장기간 내린 비로 대파가 침수 피해를 당해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 2일 기준 대파 중품(1㎏) 가격은 2632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69.4% 상승했다.
건고추와 양파도 장마 영향으로 생산량이 부족으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건고추의 경우 30㎏ 중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101.8% 올라 77만1000원에 판매됐다. 양파 중품(20㎏)도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192.2% 올라 2만2500원에 거래됐다.
고춧가루 1근(약 500g)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른 약 2만원에서 2만5000원 사이에 거래됐다. 생강은 세근에 1만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비싸졌다.
양념 채소 가격은 부담이지만 배추와 무 가격은 다소 낮아졌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는 11~12월 김장철 배추 도매가격이 포기당 20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는 1개당 1100원대로 예상했다.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양념채소의 도매가격이 대체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망 결과는 기상과 수급 여건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