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 두고 드럼통에 버린 영아…간밤 추위에 차디찬 시신으로
2020.11.03 14:25
수정 : 2020.11.03 14:35기사원문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양육을 포기한 영아를 임시로 보호하는 주사랑공동체 교회의 '베이비 박스' 앞에 영아를 두고간 여성을 경찰이 쫓고 있다. 유기 당시 생존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영아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맞은편 공사 자재 더미에서 수건에 싸여있는 남아의 시신을 발견했다.
아기는 탯줄과 태반이 붙어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전날(2일) 밤 10시10분께 한 여성이 영아를 드럼통 위에 두고 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경찰은 행인이 드럼통 아래에서 영아 시신을 발견한 점으로 볼 때 아기가 전날 밤까지는 살아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밤 사이 강원 산간과 인천 백령도에는 첫 눈이 내리고, 서울 체감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지는 초겨울 추위가 영아 목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크다.
경찰은 영아를 두고 간 여성을 찾아 자세한 유기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찍힌 여성이 친모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베이비박스 위치를 몰라서 영아를 잘못 두고 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