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수 있다"는데 마시지 않은 日스가 총리

      2020.11.03 19:56   수정 : 2020.11.03 19:58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도쿄전력 관계자)
"(그러면) 마셔도 되냐"(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지난 9월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도쿄전력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이다. 정화했다는 원전 오염수를 가리켜 도쿄전력 측이 "마실 수 있다"고 하자, 스가 총리가 이같이 물었다는 것이다.



3일 아사히신문은 이런 내용과 함께 스가 총리가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끝내 마시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설령 마셨다고 해도 오염수가 '안전하다'거나 '그래서 바다로 흘려보내도 괜찮다'는 인식이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는 도쿄전력의 "간편한 자세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실 수 있다면 해양 방출 등을 하지 않고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에서 음료용으로 사용하면 (어떨까)라고도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순환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섞이면서 오염수가 하루 140t씩 발생하고 있다. 하루 오염수 발생량은 당초 160~170t였지만, 올해 들어 다소 줄었다고 한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를 특수한 정화 장치를 이용해 걸러내고 있지만, 현재 기술로는 미약하게 방사선을 내는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낼 수 없다.
또 삼중수소 외에 스트론튬과 요오드 등과 같은 방사성 물질도 함유돼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오염수 저장탱크가 2022년 10월이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달 27일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제기되면서 잠정 보류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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