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회담 신속 재개" 바이든 "北 비핵화 의지 중요"

      2020.11.04 18:30   수정 : 2020.11.04 22:04기사원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미국 대선이 대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및 대미 전략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비롯해 한·미 간 주요 현안인 주한미군 병력 감축,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에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되나

북미 대화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이지만 미 대선을 계기로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미 관계는 상대적으로 속도감있게 개선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내세우며 재선되면 북한과 신속히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16일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협상을 할 수 있다"며 시점까지 언급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김정은과의 브로맨스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비핵화에 성공하기 전까지 북·미 간 완전한 관계개선은 어렵지만 상황관리 차원에서 김정은과 만남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뒤 북미정상회담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바텀업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후보가 지난달 23일 마지막 TV토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thug)'로 표현하면서 북미 관계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차기 '백악관 주인'과 상관없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당장 가동할 수 있는 안을 당연히 준비했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의 질문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 놓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을 중심으로 상황별 대응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 대선 직후 워싱턴을 방문해 상황 관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간 현안은 희비 엇갈릴듯

한·미 간 현안 논의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해외주둔 미군 감축 기조에 따라 주한미군 병력 조정 가능성은 높은 가운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는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난항을 겪고 있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선거 결과에 따라 우리 정부로서는 명암이 분명해 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높은 수준의 인상을 요구했던 만큼 더욱 거칠게 압박할 것으로 보이는 만면, 바이든 후보는 한미동맹을 고려한 '합리적 수준'에서의 타결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작권 전환 논의도 두 후보의 입장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로의 전작권 조기 전환에 힘을 실어 왔지만, 바이든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보적이란 평가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바이든은 현지 사령관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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