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 이어 민간인까지..22사단 방어선 또 뚫렸다

      2020.11.05 08:43   수정 : 2020.11.05 08: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4일 북한 주민 한 명이 강원도 고성 최전방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왔음에도 무려 14시간이 지난후에야 우리 군이 신병을 확보했다. 우리 군은 이 남성이 군사분계선(MDL)과 GOP 철책을 넘기 전 이상 징후를 확인했으면서도 월남 이후 14시간 만에야 발견하면서 군 경계태세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담당 부대는 8년 전 '노크 귀순' 사태가 발생한 22사단이다.



이 남성이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는 동안에도 경계감시를 위해 최전방 전역에 설치된 ‘첨단 경보기’가 미작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보가 울릴 경우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게 돼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군이 강원도 동부지역 전방에서 감시 장비에 포착된 미상 인원 1명을 추적해 오전 9시50분쯤 신병을 확보했다”며 “남하 과정 및 귀순 여부 등 세부 사항은 관계기관 공조 하에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합참 관계자는 “철책 훼손이나 절단은 없었고, 윤형철조망 일부가 눌린 흔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군은 지난 2일 오후 10시14분, 10시22분 2차례 동부전선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인원을 열상감시장비(TOD)로 확인했다. 이후 이 남성의 동향을 놓쳤다. 군 당국은 지형에 따른 사각지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상황 발생 직후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둘’ 발령 뒤 ‘진돗개 하나’로 격상해 차단작전을 전개했다.

이어 3일 오후 7시25분쯤 군의 TOD에 이 남성이 GOP 철책을 넘는 모습이 재차 걸렸다. 우리 장비에 다시 포착된 것은 약 21시간 만이다. 그동안 어떤 장비로도 이 남성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이 남성은 4일 오전 강원도 고성 남강 하천 인근 숲이 우거진 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기동수색팀에 의해 발견됐다. 위치상으로는 남측 GOP로부터 1.5㎞ 남쪽 지점으로, 민가 주변은 아니었다는 게 군 설명이다.

북한 주민의 월남은 지난해 7월 북한군 1명이 임진강을 통해 귀순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이 남성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비무장 상태에서 자신을 민간인이라면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대는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우리 측 GOP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혔던 ‘노크 귀순’으로 논란이 일었던 22사단이다.
군 관계자는 “노크 귀순 때는 북한 병사가 월책할 때 우리 군이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번 건은 연계된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며 “노크 귀순과 유사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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