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시장 '필승카드' 찾기…안철수·금태섭 언제 입여나
2020.11.05 12:43
수정 : 2020.11.05 15:27기사원문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 안팎에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당 밖에서라도 후보를 찾아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인사가 아니더라도 시민의 지지가 따르는 이른바 '시민후보'로 이기자는 것이다.
현재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주목받는 국민의힘 외부 인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탈당)이다.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 과정에서 시민의 의사를 더 폭넓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려는 것도 두 사람과 떼놓을 수 없는 흐름이다.
여론조사에서 당원의 비율을 줄이고 국민 의사를 더 많이 반영하면 기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과 비교해도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이 불리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아직까지 국민의힘 내에서 의견통일이 이뤄진 사안은 아니다. 정작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역시 모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참가 일축…금태섭도 '거리두기'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모두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구체적 연대방안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문재인 정권이나 민주당 비판 기조가 같다는 것만이 공통분모다.
안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국민의힘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통합 이전에 당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하거나,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진정한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이끌기 시작한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분석도 내놓은 바 있다.
무엇보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 자체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에는 생각이 없다고 언론 등을 통해 단언했다. 서울시장 출마 없이 대선에 직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여기에 김종인 위원장은 "야권이 국민의힘 말고 더 있느냐"라며 안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후보로 나가더라도 반드시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안 대표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아직까지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인물 중 하나다.
주 원내대표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 막판까지 가면 (안 대표와)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본다"라며 "(안 대표가) 확실히 반민주당 측 단일후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으면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선에서 당원 비율을 얼마나 할 것이냐, 일반 국민 참여나 여론조사를 어느 범위로 넓힐 것이냐가 중요한데 당원 비율을 아주 낮추고 일반 국민이나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면 (안 대표가) 그런 결심을 하기 수월할 것"이라고도 말하며 여지를 남겼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안 대표는 야권에서 다음 선거의 의미와 영향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다"라며 "결정을 한다면 안 대표 본인의 판단이나 결심으로 한다기보다 (국민의힘과) 상호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안 대표에게) 요구되는 것들이 간과되지 않는 측면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요구사항 등을 고리로 소통하는 과정들이 이달 중에 있지 않을까 한다"라며 "6일 국민미래포럼에서의 메시지나 12일 마포포럼에서의 메시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공간을 열어뒀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의 바람이나 보궐선거에서의 자신의 '역할론'을 마냥 외면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 전 의원의 경우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권에서 출마 가능성이 회자된다.
그가 민주당을 탈당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민의힘과 연관짓는 관측들이 제기됐는데, 금 전 의원은 바로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더 많이 반성해야 할 당"이라며 이 같은 관측들을 일축했다.
금 전 의원은 오는 18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이날 강연에서 금 전 의원이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당 간판 포기라도" 주장 나와…경선룰은 16일 베일 벗을 듯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간판을 포기하고서라도 '이기는 후보'로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 나온다.
당 밖에서 '반문(反文)연대'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정말 승산이 있는 '이기는 시민후보'를 내세워서 승리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이렇다 할 국민의힘 후보가 드러나지 않거나, 당내 인사가 대표나 금 전 의원의 이름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이 주장이 점차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속 정체돼 있거나 하락하고, 도저히 이대로는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김종인 위원장도 생각이 바뀔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민의힘 경선룰은 이르면 오는 16일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에게 얼마나 승산이 있을지도 판단이 가능해진다.
경선준비위원장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16일에 경선준비위안(案)을 마무리하고, 비대위와 의원총회에 설명하는 일정을 감안해 오는 20일에 최종 성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와는 소통을 이어가고 문호를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 전 의원은 탈당 자체만으로 서울시장 후보가 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을 발전시키고 서울 시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검증하는 경선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