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 있거나 40대 산모, 협진 가능한 병원서 출산 준비를"

      2020.11.06 04:00   수정 : 2020.11.07 14:17기사원문
"40대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임신부의 경우에는 관리를 해야 합니다."

5일 오민정 고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은 최근 고위험 산모 증가로 적절한 관리를 통해 임신부와 아기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출생아수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출생아 수는 2000년 63만명에서 2018년 33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합계출산율은 전년 0.98명보다 더 낮아진 0.92명이다.
하지만 고령 산모들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로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율은 33.3%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40~44세 출산율도 9% 증가했다.

오 센터장은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기저질환은 임신중독증 등 임신으로 인한 위험성과 산모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라며 "특히 난임 부부들이 시험관시술을 하면서 쌍태아가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 구로병원은 서울 4개 지역 중 서남권역 내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20병상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이다. 이 병원은 2019년 분만 건수가 전년보다 25% 정도 증가했다.

이는 주변 지역은 물론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서해안고속도로, 경부선·경인선 철도, 전철 1·2·7호선, 경인·경수국도로 연계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충남 당진에서도 분만을 위해 병원을 찾아 고위험 산모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 고위험 산모 비율이 2019년 42.8%이지만 고대 구로병원은 68.2%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에는 평균 73%로 높아졌다.

오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임신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분만은 신생아나 산모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고위험 산모의 경우에는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산모나 신생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성 사망의 대부분은 과다출혈이 문제다. 출혈이 많을 때는 혈압이 떨어져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 유착태반이 생기면 자궁적출술까지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고대 구로병원은 주변 산부인과 병원들과 핫라인을 운영해 응급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특히 산후 출혈에 대한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해 주변 병원에서 전원 온 산후 출혈 산모에게 병원 내 권역응급센터, 영상의학과, 중환자외상외과 등에서 통합치료를 제공한다.

또 출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생아의 건강이다. 최근에는 조산아, 저체중아 등 고위험 신생아도 증가 추세다. 전체 출생아 중에서 임신 37주 미만 조산아의 비율은 2000년 3.8%에서 2018년 7.8%로 2배 이상 늘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면서 다태아 비율도 같은 기간 1.7%에서 4.2%로 급격히 높아졌다. 다태아는 저체중과 조기 분만 가능성이 높고, 산모에게도 임신중독증과 산후 출혈 증상이 4배쯤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오 센터장은 "조산이 됐을 때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처치가 필요하다"며 "또 정형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재활의학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과들의 협진이 잘 되는 것도 아기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기가 28주 미만이면 체중이 1kg에 불과해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체중이 약 2kg까지 증가하도록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산모가 만삭인 40주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34주까지 임신기간을 유지하면 괜찮다.


그렇다면 고위험 산모는 언제 병원을 옮기는 게 나을까. 오 센터장은 "모든 산모가 대학병원에 올 필요는 없다"며 "다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면역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 또는 비만인 고위험 산모는 출산 한달 전에는 병원을 옮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단 산모의 기저질환 여부 체크 등 내과와 협진으로 위험한 상황을 대비한 후 출산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또 임신 중이라도 전치태반, 태아 성장 지연 등 문제가 발견된 경우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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