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도 트럼프 선거부정 주장에 사분오열

      2020.11.07 04:26   수정 : 2020.11.07 04: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패색이 짙은 가운데 이번 선거가 부정으로 가득차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최측근 인사 가운데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그의 주장을 강력히지 지지하고 있는 반면 밋 롬니 상원의원 등은 "무모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6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이기도 했던 롬니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핵심 의원들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가 부정으로 가득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 캠프 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롬니 등 핵심 의원들이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반면 지도부는 트럼프 편을 들지는 않으면서 중립적인 입장이고, 그레이엄 등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악관이 계속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롬니 "트럼프 근거없는 주장, 무모하다"
유타주 상원의원으로 재선된 롬니는 일단 트럼프의 재검표 요구와 증거가 있는 투표 부정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롬니는 트위터에서 "이번 선거가 조작됐고, 부패했으며, 도둑맞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의 근거 없는 주장은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자유의 명분을 훼손하고 있고...파괴적이고 위험한 열정을 무모하게 흥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대선을 결정짓는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팬 투미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사기 주장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투미 의원은 CBS와 인터뷰에서 "간단히 말해 광범위한 부패나 사기에 관한 그 어떤 증거를 내게 들이댄 이는 아무도 없다"면서 "지난(5일) 밤 대통령의 연설은 내게는 매우 충격적이다. 왜냐하면 그가 매우, 매우 진지하게 어떤 증거로도 입증되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에게 투표했지만 "차기 대통령은 합법적으로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이가 되기를 원하며 그게 누구이든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 블런트(미주리·공화) 상원의원도 6일 재선 캠프의 개표중단 요구가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주로 바이든 지지자의 표로 구성된 우편투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 온 트럼프는 5일 밤 백악관 연설에서 개표과정이 불공정하고 부패하다며 그동안의 주장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구체적인 상황설명이나 증거는 없었고, 각 주·연방 정부도 광범위한 투표 부정에 관해 어떤 사례도 발표한 바 없다.

■ 매코넬 "원론적 입장 외 할 말 없다"
공화당 지도부는 중립 입장이다.

공화당 상원 대표인 미치 매코넬 의원은 6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모든 적법한 투표지는 반드시 개표돼야 한다"면서 "오든 상대방들이 그 과정을 참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맥코넬 의원은 트윗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견을 추가할 것을 종용하는 기자들에게 "그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못박았다.

■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하원 공화당 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은 반면 트럼프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매카시는 아직 여러 주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매카시는 5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따라서 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은 이에관해 조용하지도, 침묵하지도 말아야 한다"면서 "바로 우리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이같은 일을 좌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6일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개표중단·재검표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자신이 트럼프 캠프와 대화를 나눴다면서 앞으로 48시간 안에 부정선거 증거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증거를 공개할지 여부는 캠프가 결정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레이엄은 그렇지만 바이든이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민주당 행정부가 들어서면 협력할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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