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m' 슈퍼캐패시터 실을 만들었다

      2020.11.09 07:00   수정 : 2020.11.09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1㎝ 길이의 소재를 100m 초고용량 축전지 '슈퍼캐패시터' 섬유를 만들었다. 이 기술로 새로운 폼 팩터의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를 만들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이동형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경희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이정태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요엘 핑크 교수와 세계 최초로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한 슈퍼캐패시터 섬유를 만들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제로 이 슈퍼캐패시터 섬유로 직물기계를 이용해 천으로 만들고 3D 프린팅을 이용해 안경테를 만들었다. 또 일반섬유와 LED 섬유까지 혼합해 불이 켜지는 직물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직물은 3.0V에서 1㎠당 306㎼h의 에너지 밀도와 1.6V에서 13,000 사이클에 걸쳐 100% 정전용량을 유지했다. 또 이 직물을 100회 이상 세탁을 해도 성능을 유지했다.

이정태 교수는 "이 기술은 최종적으로 직물 자체가 컴퓨터가 되도록 정보를 저장하는 섬유와 에너지를 저장하는 섬유, 통신 섬유 등 여러 기능 섬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길이가 긴 소재를 열과 함께 잡아당겨 소재의 단면적을 축소시키는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이다.

연구진은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에 들어가는 슈퍼캐패시터 섬유용 프리폼을 만들었다. 열에 의해 유동성을 갖지만, 상온에서는 유동성을 갖지 않는 열가역성 젤 전극과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산소와 수분을 잘 투과하지 않는 고분자 피복재, 고분자 금속 복합 집전체, 열가역성 전극 젤, 그리고 전해질 젤을 특정 구조로 배열해 프리폼을 완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리폼에 열을 가하면서 잡아당겨 실 뽑듯이 뽑아내 슈퍼캐패시터 섬유를 만들었다.

이 교수는 "이렇게 하면 프리폼 내의 구조와 소재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굵기만 얇아져 천으로 만드는데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섬유 에너지 소자는 섬유 전극을 만들어 코팅한 뒤, 전해질이 코팅된 두 개의 전극을 새끼줄 꼬듯이 결합해 만들었다. 이는 여러 단계의 공정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길이가 늘어나면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지금까지 보고된 가장 긴 에너지 저장 섬유는 1m 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향후에도 MIT와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전극 소재를 도입한 섬유 에너지 저장 소자를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4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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