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정책 막으면 안 돼..규제 풀어 시장 안정시켜야"
2020.11.09 18:20
수정 : 2020.11.09 19:22기사원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공급 증가의 파급효과와 코로나19 경제위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실물경제 수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 9월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104.4로 올해(101.1) 들어 3.3포인트 올랐다. 코스피도 8일 종가 기준 2416.50으로 올해 10%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정대희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이날 "통화공급이 증가할 때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제조업·서비스업 등 경제 전체의 산출물 가격이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파악하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대비 주택 가격 지표의 변동폭이 단기적으로 더 컸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화공급 영향으로 통화량이 1.0% 증가했을 때 GDP 디플레이터는 8분기에 걸쳐 0.5%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주택 가격은 4분기 동안 0.9% 상승했다. 이와 관련, 정 위원은 "주택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GDP 디플레이터보다 2배가량 빨랐다"면서 "이는 주택시장은 실물경제 부문과 달리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통화량 급증에 따른 주택가격의 단기급등이 향후 두 갈래의 가능성에 놓여 있다고 전망됐다.
우선, 최근 급등한 집값이 중장기적으로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다. 정 위원은 "주택 가격은 통화공급 증가에 단기적으로 반응했다가 소폭 내려가는 현상이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실증분석한 결과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막기 위해 주택공급 정책을 막아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위원은 "통화량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이 함께 증가하기 힘든 부문에서는 가격이 (오르는 형태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통화공급을 늘렸을 때 생산도 늘리려면 규제를 완화해 공급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KDI는 통화량 공급이 제조업에는 생산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반면 서비스업에는 효과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의 공급 시 가격탄력성이 서비스업보다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비스업은 재고관리가 어렵고 제조업 대비 자본집약도가 낮아 기존 설비의 가동률을 높이는 형태로 공급을 확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KDI는 덧붙였다.
주가지수 변동성 관련, 정 위원은 "통화공급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반응폭은 크게 나타났지만 주가지수에 미친 영향에는 0이라는 숫자도 포함돼 있다"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