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일가족 사망…40대 부인 과다출혈·10대 자녀 질식사 추정(종합)
2020.11.10 20:39
수정 : 2020.11.10 20: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익산=김도우 기자】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가족 3명의 사망원인이 과다출혈과 질식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소견이 나왔다.
10일 전북지방경찰청, 익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국과수는 A씨의 아내(43)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0) 등 3명에 대한 부검을 통해 나온 1차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A씨 아내는 목 부위 자상(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찔린 상해)으로 인한 과다출혈 쇼크,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 원인을 각각 추정했다.
경찰은 더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약물 반응 등에 대한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소견만으로 구체적 피의사실을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며 “관련자 등에 대한 조사를 더 진행해 사건의 실체를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남편 A(43)씨에 대해 아내와 자녀 2명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6일 익산시 모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자녀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도 흉기에 찔려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소방당국 착오로 2시간 동안 집 안에 방치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현장에 나간 구급대원들은 40대 가장인 A씨가 사망한 것으로 오인해 철수했다가 뒤이어 출동한 경찰 요청으로 병원에 다시 이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오후 5시 37분께 A(43)씨와 그의 아내(43),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0) 등 4명의 상태를 확인한 뒤, 모두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생존한 상태였다.
구급대원에 이어 출동한 경찰 과학수사대는 A씨의 생존 반응을 확인하고 소방당국에 재차 이송을 요청했다.
현장에 다시 온 구급대원들이 A씨를 병원으로 옮긴 시각은 이날 오후 7시 36분께.
최초 현장에 출동한 시각보다 2시간 이상 환자 이송이 지연된 것이다.
소방당국은 A씨를 발견했을 당시 출혈이 심했고 맥박이 없어 이미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현장 보고서를 보면 방 안에 혈흔이 낭자했고 (A씨) 몸 여러 군데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고 나온다”며 “구급대원이 경동맥을 짚었는데 맥박이 뛰지 않아 숨진 것으로 보고 현장을 나왔다”고 해명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