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돈 안되는 수산종자 방류사업 이제 그만”

      2020.11.11 00:05   수정 : 2020.11.11 09:32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수산종자 방류사업에 따른 효과 검증에 나섰다. 이는 제주도가 최근 10년 동안 수산종자 방류사업을 통해 마을어업 조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수산종자 방류사업에 수백억원이 투자되고 있음에도 효과가 미미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오분자기 8만마리와 홍해삼 8만마리를 도내 어장 4곳에 방류해 어장 특성별 회수율 조사를 통해 최적의 방류지를 규명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도내 마을어장은 수온 상승과 해양 오염으로 유용 수산자원의 서식 환경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연안 암반지역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 조류가 달라붙는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면서 해녀 어업의 안정적 소득 보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동안 어촌계에서 지정한 곳에 고민 없이 무분별하게 방류가 이뤄지면서 종자 방류 효과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이에 따라 마을어장 환경변화에 대응한 방류 방법을 찾기 위해 오분자기와 홍해삼 종자를 ▷조간대 부근 원담(해안에 쌓은 돌담·갯담) ▷밭돌을 투입한 투석어장 ▷갯녹음이 진행되고 있는 어장에 각각 방류했다.

연구원은 이후 종자의 성장과 회수율을 조사해 가장 방류 효과가 높은 지역을 찾아내게 된다.

이번에 방류되는 오분자기(각장 2㎝급)와 홍해삼(중량 1g이상) 종자는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생산해 사육한 것이다. 제주지역 특산품종이면서 최근 어촌계 방류 품종으로 선호도가 높다.


종자 성장 분석시 오분자기는 패각의 색깔로 방류된 종자인지 식별이 가능하나, 홍해삼은 외부 식별이 어려워 유전자 분석 기법을 적용해 회수율을 파악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남원읍)은 지난 10월 제주도 해양수산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산종자 방류사업에 최근 10년간 267억을 투입했음에도 마을어장에서 늘어난 수입은 28억원에 그쳤다”며 “매년 수산종자 방류량이 확대되고 있다고 호도하고 있을 뿐, 정작 종묘 방류에 대한 환경 수용성과 적지(適地) 문제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문관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수산종자 방류는 자원의 지속적 유지와 이용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며 “앞으로 수산종자 방류는 종자의 생태 특성은 물론 지형, 저질, 먹이원 등 마을어장의 환경수용 능력을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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