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택시 한강 날았다…사람 대신 왜 '쌀가마니' 태웠나?

      2020.11.11 14:53   수정 : 2020.11.11 22:50기사원문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도시, 하늘을 열다'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미래 교통수단인 '유인용 드론택시' 시범비행이 진행되고 있다. .2020.11.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힝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도시, 하늘을 열다'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미래 교통수단인 '유인용 드론택시'를 살펴보고 있다. 2020.11.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11일 오전 10시 50분쯤 2인승 드론 한 대가 서울 여의도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국내 최초의 유인 드론택시 비행 행사였다. 그런데 탑승자는 사람이 아닌 20㎏ 쌀가마니 4개였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은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다. 서울시가 향후 운영할 유인 드론택시를 선보이고 국토부는 드론 기술 발전 및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당초 서울시는 행사를 준비하며 사람을 1~2명 태우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날 투입된 드론은 중국 이항사(社)의 2인승급 기체 'EH216'으로 적재중량은 최대 220㎏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사람을 태우고 비행한 적 있는 기종이다.

하지만 행사 일주일 전 국토부의 규제 관련 부서는 행사를 무인으로 진행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론의 기계적 문제와는 별개로 바람 등 기상문제, 도심지라는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안전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장한 성인 남성 1명의 무게에 해당하는 80㎏의 쌀을 실은 드론택시는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 서강대교,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를 두 바퀴, 약 7분간 문제 없이 비행했다. 우려했던 프로펠러 소음도 드론이 조금만 멀어지면 작게 느껴져 도심에서 쓰기 적합해 보였다.

서울시가 이달 중 대구와 제주에서 각각 개최 예정인 드론택시 시험비행에도 진정한 유인드론은 뜨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과 관련해 정말 많은 준비를 했지만 올해는 무인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유인으로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행사에서 진정한 의미의 유인드론을 띄우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K-드론시스템'을 활용한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드론시스템은 다수 드론의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관제시스템으로 조종사가 타지 않는 드론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날 드론택시 시범운행에 앞서 우체국 택배 상자를 실은 드론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했다. 교통조사, 토지측량 등 다양한 임무를 가진 다른 드론도 동시에 날며 정보를 수집해 서버로 전송했다. 유인드론과 다수의 드론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동시에 활용된 시연행사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땅과 지하, 혹은 물길이 아닌 하늘을 이동통로로 활용하는 도시항공교통(UAM)은 높은 인구밀도와 고질적 교통체증으로 시달리는 대도시의 교통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는 2024년까지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해 2025년에는 UAM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산 드론이 사용됐으나 상용화 이후에는 국산 장비도 쓰일 전망이다.
한화시스템과 현대자동차는 각각 2026년과 2028년을 목표로 드론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만드는 드론의 최고속도는 시속 300㎞로 이항사 제품 130㎞보다 2배 이상 빠르다.


행사에 참여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많은 미래학자들이 IT 혁명에 이어 모빌리티 혁명이 문명을 바꾸고 삶의 공식을 다시 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하늘을 날고자 한 인류의 꿈이 서울시민의 현실로,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안착할 수 있게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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