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놓고 與 입장차, 산안법 개정에 무게두나

[파이낸셜뉴스]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놓고 여권 내 교통정리가 진행중이다.

경영진에 대한 징역형보다 과징금 부과에 무게를 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우선 처리 가능성이 당내에서 검토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중규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의 연내 처리 여부는 미지수다.

12일 민주당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중대재해법 제정안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우선적으로 산안법 개정안이 먼저 처리될 수 있다"며 "결국 투 트랙으로 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안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중대재해법에 유사한 내용이 상당수 들어가 있어서 이중 입법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정책위에서도 중대재해법 보다 산안법 개정이 낫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대표가 중대재해법 당론 채택 여부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이 아닐 것"이라며 당론채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정의당의 중대재해법 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데 이어 민주당도 관련 법 제정에 동참하는 듯 보였으나, 법안 우선처리 여부를 놓고 당 지도부간 입장차가 있어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장철민 의원이 산안법 개정안을 내주 발의할 예정이다.

경영 책임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인 해당 개정안에 대해 노동계에선 중대재해법 처리가 우선임을 강조하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철민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 산안법에서 경영진에 대한 양형규정이 결코 적지 않다. 최대 7년 징역형이 규정됐지만 문제는 재판에서 형을 낮게 주고 있다"며 "경영진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과징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산안법 개정안은 환노위에서, 중대재해법 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뤄지는 만큼 상임위간 입장 정리도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e-mail]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