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中 스모그 계절, 제주도까지 영향
2020.11.17 15:07
수정 : 2020.11.17 15:1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겨울철 난방 가동으로 본격적인 미세먼지와 연무, 스모그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매년 겨울과 봄은 중국의 대기가 악화되는 시기다. 이런 대기질은 바다를 건너 제주도 산간지방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中 54곳 대기오염 심각 경보 발령
17일 신랑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대기오염방지연합센터는 베이징 등 징진지와 허베이성, 산시성, 산둥성, 산시성을 비롯해 최소 54개 북부 지역 도시에 대기오염 심각 경보를 발령했다.
54개 도시 중 47개 도시에는 중국 스모그 경보 3단계(적색, 오렌지색, 황색) 중 두 번째인 오렌지색 경보를, 7개 도시에는 3단계인 황색경보를 각각 내렸다.
오렌지색 경보는 공기질지수(AQI) 200 이상 상태가 사흘 이상 지속하거나 AQI가 300 이상일 때, 황색경보는 AQI 200 이상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때 발효된다.
중국 환경 당국과 전문가들은 기상 악화와 코로나19 안정 후 산업 활동 및 지역 간 이동 증가, 겨울철 난방이 중국 북부 지역의 대기 오염을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환경 당국은 “중국 북부에 겨울철 중앙난방 공급이 시작되고, 교통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상황 회복으로 공업 생산이 재개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올해 하반기 들어 사실상 ‘코로나 승리’ 선언을 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대부분 회복했으며 지역 간 봉쇄가 풀리면서 차량 운행이 급증했다. 또 지난 7일 시범 운전을 거쳐 15일부터 중앙난방이 시작됐다.
■中매년 140명 사망·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영향
중국의 나쁜 공기질로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대기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국내 한 국립대학교가 한·중 월경성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발간된 중국의 대기질 관련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연무와 스모그는 도시지역 뿐 아니라 외곽지역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무는 대기 중에 떠도는 연기나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연무가 짙으면 미세먼지 농도도 상승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가능성도 높다. 스모그는 매연 등 대기 속의 오염물질이 안개 모양의 기체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 바람의 아래 지역에 있어 여름철을 제외하고 사계절 내내 중국에서 배출되는 대기질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이 공기의 궤적을 역추적해보니 동중국 지역에서 배출되는 황사와 연무 등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가 2~3일 차이만 날 뿐 서울의 대기오염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출원의 특성상 지역적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제주도 산간지역 조차 겨울철 연무의 횟수가 다른 계절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제주도 고산지역의 에어로졸(대기 중에 포함된 황산염·질산염·황사·검댕 등 0.001∼1.0㎛의 작은 입자)도 중국과 성분이 유사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고농도 PM2.5는 중국과 단 2~3일의 차이를 두고 나타난다”면서 “비교 분석 결과 우리나라 고농도 PM2.5가 중국과 연동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 보고서에서 OECD회원국 10만명당 40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별로는 인도 141명, 중국 140명, 라트비아 98명, 러시아 86명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35명이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