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원대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유통 일당 검거
2020.11.20 11:49
수정 : 2020.11.20 11: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중국으로부터 가짜 성기능 의약품과 제조원료 등을 밀수해 국내에서 불법의약품을 제조.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으로부터 가짜 비아그라·시알리스 등 발기부전치료제 약 25만정과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원료 480㎏ 등을 밀수해 국내에서 불법의약품을 제조.유통한 혐의로 4명을 검거해 이중 2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이 밀수한 물품은 가짜 비아그라·시알리스 등 완제품과 분말상태의 원료인 실데나필 300㎏(비아그라 300만정 제조 분량), 타다라필 30㎏(시알리스 150만정 제조 분량), 및 리도카인 150㎏(사정지연제 97만1754개 제조 분량) 등 정품시가 총 1100억원 상당으로 역대 최대 금액이다.
세관은 통관과정에서 적발된 원료 약 320㎏와 주거지 및 비밀창고에 보관 중이던 불법의약품 약 22만정,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 원료 약 323㎏, 사정지연제 제조용 기계 1대, 전자저울 1점 등을 압수했다.
이들은 최근 중국 공안 당국에서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 공장을 집중 단속하자 기존의 완제품 밀수방식에서 국내에 제조기계를 설치한 뒤 원료상태로 밀수입해 국내에서 완제품을 제조·유통하는 새로운 방식의 범행을 시도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지난 8월 밀수 통관책 A씨(56·남)는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 원료 324㎏을 국내로 반입한 후 세관에 품명을 ‘조화(인조꽃)’라고 허위 신고하는 방법으로 밀수하려다 통관과정에서 적발됐다.
제조·유통책 B씨(50·남)는 이전에 밀수한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 원료와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분 등을 혼합해 캡슐 형태의 ‘아드레닌’과 환(丸) 형태의 ‘진시환’이라는 새로운 발기부전치료제를 제조하기도 했다.
또 B씨는 가짜 비아그라를 정밀 포장 작업을 해 마치 정품인 것처럼 둔갑시켜 국내 불법의약품 도매상들에게 싼값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조책 C씨(51·남)는 인적이 드문 시골 농가에 비밀 작업장을 마련해 사정지연제(일명 칙칙이) 제조기계를 설치한 뒤 B씨로부터 공급받은 리도카인을 원료로 프로코밀 크림 및 두즈 스프레이를 제조해 B씨에게 납품한 혐의다.
유통책 D씨(47·남)는 성인용품 쇼핑몰을 운영하며 B, C씨가 만든 가짜 성기능 의약품을 전국의 성인용품점 등에 유통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일당은 가짜 비아그라, 시알리스, 사정지연제뿐 아니라 효능이나 위험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15종의 가짜 성기능 의약품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유해 수입물품의 국내 반입 차단을 위해 지난 7월부터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불법 의약품 밀수, 제조 및 유통사범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