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 소부장 산업 다시 타오르다
2020.11.20 22:19
수정 : 2020.11.20 22: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속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에는 제조업이 있었다. 그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분야다.
그런데 지난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소재·부품·장비 공급의 문제가 발생했다.
KBS 1TV '기술강국 프로젝트-중견만리' 시즌2에서는 ‘5회_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 소부장 산업 다시 타오르다’를 11월 22일 오후 1시20분에 방영한다.
먼저 PPI평화다. PPI평화는 40년간 PVC 배관 산업에 매진해온 강소기업이다. 이곳에서 개발한 상수도관은 국제표준 대비 18배 강한 장기내수압 강도를 갖는 신소재 PVC관이다. 국내 파이프 소재 권위자이자 국제표준화기구 규격제정위원인 계형산 교수(목원대학교)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특이하고 재미있는 소재다. 강도를 높이면 딱딱해져서 깨지기 쉽고, 내수압 성능을 높이면 충격강도가 약해지기 마련인데, 안팎의 충격에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능을 보여주는 독특한 시험 영상도 과거, 화제가 됐다. PPI평화가 개발에 성공한 후, 30톤의 포클레인이 상수도관 위를 왔다 갔다 하는 왕복 시험과 타격 시험, 영하 온도에서 휨강도 시험을 통해 강도와 안정성을 검증한 것. 또한, 미국수도협회(AWWA)와 미국 최대 수돗물 공급업체인 AW사는 아피즈 상수도관을 대상으로 2년여간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피로도 시험에서 200만 회의 서지 테스트를 통과함으로써 100년 수명이 검증됐다.
현재 PPI평화의 상수도관은 부식성 토양 지대인 세인트루이스를 시작으로 지진 다발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이스트베이 등에 시공되고 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평택 주한미군기지 450만 평 용지에 300㎜ 메인 송수관을 포함한 전량이 시공됐다. 오는 22일 방송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시공 현장과 대구광역시 시공 현장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조선업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특히 LNG는 환경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연료로 각광받고 있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조선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자랑하는 LNG운반선(천연액화가스선)의 선봉에 한국카본이 있다.
LNG운반선의 핵심기술은 보냉재로, 여기에는 영하 163℃의 극저온 유지를 위한 핵심자제인 ‘유리섬유 강화 폴리우레탄폼’과 LNG 증발 및 기화를 막기 위한 2차 방어벽과 같은 ‘SB(세컨더리 베리어)’가 있다. 이 보냉재를 자체기술만으로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다 두 곳 정도. 이 중 하나가 바로 한국카본이다.
한국카본은 복합소재 전문기업으로 60여 년 전 유리섬유 국산화에 성공한 후, 탄소섬유(카본) 기술을 보유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카본 소재를 활용해 각종 스포츠 레저용품은 물론, 자동차 외장재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LNG운반선의 핵심 부품인 보냉재 생산으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는 22일 방송에서는 한국카본의 자회사인 KAT의 무인비행 시험과 복합소재부품의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부품 성형 공법인 PCM공법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무엇보다 실(복합소재 원사)에서 시작해 낚싯대, 골프채, 자동차 부품, 건축자재 등으로 변화하는 복합소재의 원리와 장점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소재와 복합 소재 뒤편 묵묵히 기술과 경쟁력을 갈고 닦는 소재도 있다. 대한민국 소재의 핵심, ‘강철’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라는 세계 최고 품질력의 원재료를 빠르고 싸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 아주스틸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영상 가전의 태동과 함께 성장한 중견기업. 가전 분야와 건축자재 분야,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중 가전 분야에서는 텔레비전과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의 외부에 장식되는 프리미엄 메탈 소재가 주력 상품으로, 표면에 특정한 처리를 함으로써 긁힘을 방지하고 패턴을 새겨 넣어 장식 효과를 더하는 기술로 만들어진다.
아주스틸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 ‘CCL’은 금속의 표면에 각종 수지를 도장 부착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금속을 지문이 묻지 않고, 불에 타지 않는 불연 소재로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다양한 색감과 이미지를 프린트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철 본연의 튼튼함은 유지한 채, 투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지울 수 있어, 최근 건축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오는 22일 방송에서는 아주스틸의 다양한 그림과 사진 등이 프린트된 철재 판넬이 공개될 예정. 자석을 붙여보기 전까지는 철재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의 정교함이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