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도매시장 모바일 직거래… ‘식자재 아마존’ 꿈꾼다
2020.11.22 16:30
수정 : 2020.11.22 16:30기사원문
■디지털로 농산물 도매 거래
푸드팡의 탄생은 농산물 도매시장 거래는 왜 오프라인으로만 이뤄질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난 20일 공경율 푸드팡 대표(사진)는 "현대는 모든 물건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농산물 도매시장은 20년 전과 다를 바가 없이 수기전표로 관리된다"며 "'왜 바뀌지 않았을까'하는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 대표에게는 농수산물시장이 IT기술의 불모지이자 기회로 보였던 것이다.
공 대표는 지난 2018년 농산물시장 중매인과 직거래로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외식업 식자재 발주 서비스 플랫폼 '푸드팡'을 선보였다.
초기 부산 반여시장과 엄궁시장을 중심으로 식당과 중매인을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시작했다. 이 성공을 기반으로 공 대표는 2019년 1월 서울로 진출했다. 서울에서 유통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다. 전국 모든 산지의 농산물은 서울 시내 최대 농수산물 종합 유통도매시장 가락시장을 통해 각 지역 도매시장으로 다시 보내지는 유통구조때문이다.
공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푸드팡의 매출은 지난해 40억원에서 올해는 두배를 뛰어넘는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내년에는 5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푸드팡에 가입한 식당 수는 올해 7월 기준으로 1892개에 이른다. 공급 중매인 511명, 월 판매량은 20만1498건을 기록하고 있다.
■경영목표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
푸드팡은 중단기적으로 전국 도매시장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공 대표는 "앞으로 경매가, 거래가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 33개 도매시장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농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성을 타진해 보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푸드팡은 내년까지 부산·서울·경기 지역만 집중 서비스하면서 4만개 정도의 식당을 유치할 계획이다. 푸드팡의 현재 가입 식당 수가 2000개 가까이 되고 월간 100개 정도씩 늘고 있다. 이 중 80%가 재구매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식당들의 영업이 어려워져 일시적으로 주문이 줄긴 했지만, 새로운 국면을 고민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공 대표는 "어려운 때다 보니 사장님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채널을 찾으면서 다시 거래가 정상화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늘 식당들의 성공을 바라고 도와주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드팡으로 식자재를 구매하면서 쌓인 데이터도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고 고객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푸드팡은 현재 누적 이용액 3000만원이 되면 식당의 위생관리를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식당들이 잘 운영돼야 유통시장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공 대표는 "푸드팡은 식당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담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식당을 창업해 폐업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푸드팡이 해결점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