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리기 대책 ‘올스톱’… 8대 소비쿠폰도 다시 멈출 듯

      2020.11.22 17:44   수정 : 2020.11.22 18:00기사원문
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카드를 꺼내면서 가까스로 반등했던 국내 경기가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꺼져가는 경제성장률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잇달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내수진작에 총력전을 펼쳐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연말을 앞두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경제성장 방어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내수 살리기를 위해 재개한 8대 소비쿠폰 역시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12월 연말 송년회 등 내수특수를 기대해온 유통업계와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자영업 등 민생 타격 불가피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아직 2단계 상향조치를 단행할 조건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져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대로 뒀다간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으로 5일째 300명대를 기록 중인 데다 수도권 확진자 수도 3일째 200명을 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카드는 최근 기지개를 켜던 민생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2단계 격상 시 유흥시설 5종은 집합금지, 그외 중점관리 시설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다. 카페는 포장·배달만,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이 경우 지난 8~9월 2단계 당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실제 지난 8~9월에는 사업소득이 줄면서 저소득층으로 내려앉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 통계청 '3·4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3·4분기 국내 가계의 사업소득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실제 가구당 월평균 사업소득(87만9800원)은 1년 전보다 4.9% 감소했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될 경우 현재 정부가 내수경기 살리기 차원에서 운영 중인 8대 소비쿠폰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2단계로 격상될 경우 방역당국과 기획재정부, 쿠폰 시행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가 소비쿠폰 정책 지속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거리두기 2단계가 발동될 경우 소비쿠폰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방역당국은 이미 중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경제부처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쿠폰이 국민의 활동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중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내수 위축…4분기 성장률 고비

2단계 격상은 연간 경제성장률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4분기 1.9% 반등했지만 3차 유행이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반등한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내수소비를 촉진하는 정책들을 펼쳐왔다. 특히 4·4분기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등 모임이 많기 때문에 소비 증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올해 성장률 전망치 -1%대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 2월 전망한 올해 전망치(2.1%)와 5월 전망치(-0.2%) 대비 대폭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유지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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