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증권, 본사에 작년 순이익 2배 송금

      2020.11.24 17:46   수정 : 2020.11.24 21:24기사원문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이 지난해 순이익의 두 배가량을 본사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금융사의 고배당 관행은 국정감사에서 꾸준히 지적되고 있지만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 외에는 마땅한 제재 근거가 없어 유지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지난 20일 누적 이익잉여금 가운데 834억원을 미국 본사인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MerrillLynch International, LLC)에 송금하기로 결정했다.

834억원은 메릴린치증권 서울 지점의 지난해 순이익 417억8855만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순이익 417억8855만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동안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순이익 전체를 본사로 송금해왔다. 지난해 6월 말에도 잉여금 가운데 536억원을 본사에 송금했다. 1년 전 배당액(479억원)보다 약 12% 늘었다. 매릴린치 서울지점이 최근 5년 동안 본사로 보낸 자금은 2800억원을 웃돈다. 이와 관련해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메릴린치증권 외에도 외국계 금융사는 국내에서 법인보다는 지점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배당금 형식으로 본점에 송금해 투자금을 가져간다. 지난해 12월 골드만삭스증권은 230억원을 본점으로 보냈다.


외국계 금융사의 과배당은 국정감사 단골 지적사항이지만 금융당국이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강기정 의원은 외국계 증권사의 과다한 본사 송금이 경영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이를 빌미로 대규모 점포폐쇄와 인력구조조정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정무위 금감원 국감에서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국계 금융사들이 고액 배당금과 용역비 수 조원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어 정밀하게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윤석헌 금감원장은 "해외 금융사의 배당률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세청 합동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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