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 당선 18일만에 축전… 재뿌린 트럼프

      2020.11.26 17:57   수정 : 2020.11.26 23: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조은효 특파원, 윤재준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자"며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당선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트럼프행정부는 중국의 한국전 남침개입을 언급하면서 곧바로 훼방을 놨다.

미 국무부의 캘브라운 수석부대변인은 26일(한국시간) 올린 트윗에서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받아 한국을 침공하면서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시작됐다"라며 "(그러나) 중국 교과서들은 단순히 '내전 발발'이라고 기술한다"고 비난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기념식에 6·25전쟁을 미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미중간 갈등을 보인 바 있다.

이후 미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지만 중국은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미중간 갈등이 컷던 탓에 시 주석의 축전 여부가 관심사였다. 머뭇거리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캠프에 정권 인수를 허락한 뒤 하루만안 지난 25일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우리는 미국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바이든 선생과 해리스 여사에게 축하를 표시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축전에서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면서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 '윈윈'의 정신으로 협력하는데 집중하며 갈등을 관리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 미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복 등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 주석이 다른 여러 나라 정상들과 달리 축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라며 "이번 축전은 미중 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시 주석의 이같은 바이든 당선축전이 나온지 하루만에 트럼프행정부는 중국의 한국전 남침 개입언급을 하면서 재를 뿌린 셈이 됐다. 게다가 미 국무부의 트윗은 공교롭게도 이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이 외교부장의 미국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순방일정 사이에 딱 맞춰졌다. 미국의 주요 동맹인 한국, 일본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다자주의를 외면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아세안 10개국, 뉴질랜드, 호주 등과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하는 등 미국의 경제봉쇄에 맞설 방패를 조성해왔다. 왕이 외교부장은 전날 방일해 스가 요시데 일본 총리와 회담 과정에서도 중일간 외교 정상화를 모색했다.
아베 전 정권에선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 모드 속에서 '차이나 패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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