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2.0, 제2의 '웹' 노린다
2020.11.30 12:24
수정 : 2020.11.30 12:24기사원문
이더리움2.0 출시가 협정세계시(UTC) 12월 1일 정오로 확정됐다.
이더리움2.0, 속도·효율성·확장성↑
30일 이더리움재단은 기존 이더리움의 속도, 효율성, 확장성을 향상시킨 이더리움 2.0을 12월 1일 출시한다. 기존 이더리움은 초당 30여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지만 이더리움2.0은 초당 최대 10만건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이더리움 2.0은 12월 1일 0단계(페이즈0)를 시작으로 내년 중 1단계(페이즈1), 2022년 이후 2단계(페이즈2)를 거쳐 완성될 예정이다.
페이즈0(Phase0)에서는 거래 검증 방식이 기존 채굴 기반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에서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ing)으로 바뀐다. PoW의 경우 물리적 컴퓨팅 능력과 전기에 의존에 거래를 검증하고 새로운 블록을 만들기 위해 채굴자가 필요하고 그만큼 거래 처리 속도가 느리다.
반면 PoS는 예치금을 내면 누구나 검증자로 참여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 에너지 효율성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최소 32 ETH를 보유하면 검증에 참여하고 대가로 이자처럼 이더리움을 지급받게 된다.
페이즈1(Phase1)에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64개의 다른 체인으로 분할되는 샤드 체인(Shard Chain)과 통합된다. 샤드 체인은 병렬처리가 가능해 기존 직렬처리보다 처리량이 크게 증가해 속도가 빨라진다. 마지막 단계인 페이즈2(Phase2)는 페이즈0과 페이즈1을 완성해 이더리움이 이더리움2.0으로 완전히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디앱으로 생활형 블록체인 실현
이더리움은 개발자들이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디앱, dApp)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기반 오픈 소스코드의 일종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매력은 단지 화폐로서의 가상자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A가 B에게 100만원을 보낸다'는 거래 정보만 담을 수 있다.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은 화폐로서의 가치에 집중돼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A는 B가 동의하면 B에게 100만원을 보낸다'라고 추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단계를 추가해 'A는 B가 동의하면 5년 후에 B에게 100만원을 보낸다'고 하는 스마트계약 내용을 담을 수 있다. 이더리움2.0은 이러한 이더리움의 장점을 더 극대화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담은 디앱(dApp, 블록체인 기반 앱)을 만들 수 있다.
이미 시장에는 이더리움 기반의 다양한 디앱이 나와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통해 중앙 관리자를 없앰으로써 더욱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디앱닷컴(Dapp.com)의 '2020년 2·4분기 디앱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디앱의 40% 이상인 575개가 이더리움 기반이며, 활성사용자수는 126만명 가량이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인 '스팀잇(Steemit)'은 소셜미디어로 글을 쓰거나 추천하는 등 활동을 하면 보상을 지급한다. 탈중앙화 브라우저인 '브레이브(Brave)'는 더 빠른 속도를 위해 광고와 위치추적기 등을 차단하고,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광고를 보는 이용자에게는 가상자산을 제공한다. 탈중앙화 게임인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이용자들이 고양이를 수집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희귀한 고양이를 가지고 있으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코인베이스 월렛(Coinbase Wallet)'은 이용자들의 자신의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외에도 신용카드 거래 시 거치게 되는 밴(Van)사를 없애 카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음원시장에서는 저작권자가 스트리밍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음원을 공급해 저작권자는 더 많은 저작권료를, 소비자는 더 저렴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의료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해킹을 막고, 개인키를 통해 효과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의료데이터를 구매할 경우 그 비용이 해당 환자의 치료비로 쓰일 수도 있다. 기부금에 적용하면 투명하게 관리해 비리를 방지할 수 있다.
향후에는 이더리움을 통해 각종 자산의 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으로 주식, 금, 미술품,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을 토큰화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2.0을 통해 네트워크 효율성이 개선되면 자산을 쉽게 토큰화하고, 전세계 사용자와 편리하게 거래하는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