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도 음주운전 '극성'

[파이낸셜뉴스] "음주 단속중입니다. 불지 마세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중에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들이 서울에서만 하룻밤 새 31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19명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서울서 하룻밤 새 음주운전자 31명 적발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인 28일 오전 1시까지 서울 시내 유흥가 일대에서 일제히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벌였다.

체감온도가 영하 2도를 밑도는 27일 오후 8시30분.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일대에서 음주운전 특별단속이 시작됐다.

종전에는 음주단속이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부터 진행되는 반면 이날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감안해 식당과 술집 영업이 마감되는 오후 9시보다 앞당겨 진행됐다.

이날 경찰은 기존에 호흡을 불어넣어 음주 여부를 측정하는 감지기 대신 긴 막대 형태의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로 1차 측정했다.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는 차량 내 공기 중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낸다.

일부 시민들은 비접촉식 음주감지기가 창문을 통해 차량 안으로 '쑥' 들어오자 얼른 마스크를 벗고 숨을 불어넣으려 하기도 했다. 경찰은 때마다 "비접촉식 감지기입니다.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하고 안내했다.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는 매우 민감한 기기로, 일부 매니큐어나 손세정제의 알코올 성분을 감지하기도 했다. 이날 늦은 시간까지 택배 배송을 하던 한 남성은 차량 내 비치된 손세정제로 인한 알코올이 감지돼 차량에서 내려 급하게 2차 감지기 측정에 응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2차 음주 감지기 측정을 위해 50개 이상을 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번 사용한 음주감지기는 48시간 밀봉 후 소독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오미자술 세 잔밖에 안마셨는데‥" 동승자도 음주운전방조 혐의
이날 오후 10시께 승용차 한 대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다. 운전자 A씨는 "인근 삼거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차를 빼달라고 해 잠깐 운전한 것"이라며 "오미자 술 세 잔 밖에 안 마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게 일회용 불대를 꼽은 기존 음주측정기에 숨을 불어 넣으라고 했으나, A씨는 수차례 숨을 들이마시거나 혀로 불대를 막는 등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관이 재차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이 돼야 끝난다"며 "측정 거부로 판단될 경우 가중처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자 6번째 시도만에 결과가 나왔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5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혈중알코올농도0.8 이상은 면허 취소에 해당한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차량에 탑승한 동승자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 조사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날 이륜차 주행 중 헬멧을 미착용한 이들 2명과 인도주행을 한 이륜차 운전자 1명도 적발했다. 경찰은 동시에 전동 킥보드 등 PM(퍼스널 모빌리티) 운전자에게도 향후 자전거 도로 이용 관련해서도 안내했다.

임익준 마포경찰서 교통안전계 4팀장은 "이번 연말 음주운전 특별단속은 음주운전이 많이 예상되는 유흥가 주변을 중심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무고한 타인까지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라며 "술자리가 있을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반드시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mail]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