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 "금융당국에 대한 전방위 수사 필요"
2020.11.30 17:04
수정 : 2020.11.30 17:04기사원문
이씨는 11월 30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정씨는 자신이 국가기관 관계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전파진흥원(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며 "김재현 대표 역시 정씨가 레포펀드의 자금을 끌어올 적임자라고 소개했다"고 정씨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17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옵티머스운용의 전신인 에이브이자산운용의 대표였던 이씨는 김재현 대표와 자신의 고교 후배이자 회사 본부장이었던 홍모씨 소개로 정씨를 알게 됐다.
동부증권 부사장 출신의 정씨는 C&선박금융과 C&우방에서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자금조달 전문가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그는 언더테이블(표면으로 드러내지 않고 지급하는 금품)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 모으는 능력으로 정평이 났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정씨의 로비를 통해 전파진흥원으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려 한 의혹을 받는다. 이러한 방식이 석연치 않았던 이씨는 정씨의 합류에 반대했고 양측 간의 갈등양상으로 이어졌다.
이씨는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정씨가 협박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과거 이씨가 운용사의 부회장직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했고 옵티머스운용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정씨가 김 대표와 범행을 공모했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정씨가 자본시장 쪽 로비를 맡았다면 관과 법조계에 대한 로비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맡았다고 주장했다. 양 전 행장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을 고문단으로 영입하고 이를 통해 일개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대한 로비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전파진흥원이 지난 2018년 김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해 수사의뢰한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것과 관련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이씨는 "당시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금융당국, 법조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관계자들이 처벌받으리란 확신이 들고, 수사 및 재판에 도움이 된다면 국내에 귀국할 용의가 있다. 시점은 내년 5월즈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