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금융 지원 하랬더니.. 대기업·부동산 대출 '급급'한 종투사

      2020.12.01 12:00   수정 : 2020.12.01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대출)가 실질적인 중소기업 지원보다 대기업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투자은행(IB)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 제외 등 종투사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종투사인 증권사 8곳의 신용공여 총액은 35조원이다.

자기자본 40조2000억원 대비 87.0% 수준이다. 투자자 신용공여 20조5000억원, 기업 신용공여 14조3000억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2000억원 등이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가 기업금융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2013년 도입됐다. 투자자 신용공여외에 기업 신용공여, 헤지펀드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되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도 지정받아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8개사의 종투사가 있으며, 이중 5개사는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지난 6월말 현재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총액은 14조3000억원이다. 종투사 자기자본(40조2000억원) 대비 35.5% 수준이다. 기업 신용공여액을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증권이 4조5958억원으로 가장 많고, NH투자증권(2조3538억원), 미래에셋대우(1조8774억원), 한국투자증권(1조8413억원), 신한금융투자(1조3421억원), KB증권(1조1154억원), 삼성증권(8157억원), 하나금융투자(3290억원) 등이다.

자기자본 대비 기업 신용공여액 비율 역시 메리츠증권이 115.8%로 가장 높고, NH투자증권(45.1%), 미래에셋대우(22.1%), 삼성증권(17.3%), 하나금융투자(8.2%) 등이다.

유형별로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9조8000억원이다. 다만, 특수목적법인(SPC), 부동산을 제외한 순수한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2809억원에 불과했다. 총 기업 신용 공여의 2.0% 수준에 그친다. 대기업 등에 대한 일반 대출 4조5000억원에 비해 턱없이 적다.

특히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 대출은 6조원으로 전체 기업 신용공여의 41.9% 차지했다. 부동산 중 PF(파이낸싱프로젝트) 신용공여 3조3000억원(23.0%), PF가 아닌 부동산 신용공여는 2조7000억원(18.9%)이다. 실질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보다 부동산 관련 대출 위주로 운영된 셈이다. 금융당국은 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해 신용공여 한도를 기존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하고, 늘어난 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 관련 신용공여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투사로서 제공받은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종투사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4조7000억원이다.
이 중 PF 대출·인수금융이 4조3000억원으로 92.5%을 차지했다. 담보가 설정된 기업 신용공여 규모는 13조2000억원(92.4%)이고, 무 담보는 1조1000억원(7.6%) 수준이다.
기업 신용공여 금리는 4~6%가 66.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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