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1분 남았어요!" 긴박했던 수험생 수송 대작전
2020.12.03 09:45
수정 : 2020.12.03 10:10기사원문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시험장에 늦을 것 같아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7시59분. 광주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수능시험을 치르는 A군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A군의 현재 위치는 광주 광산구에 있는 진만초등학교 근처. 시험장은 서구의 전남고등학교라고 했다.
광산구에서 서구까지는 보통 자가용으로 15분 정도 걸린다.
실제 지도상으로 보면 두 곳의 최단거리는 7.8㎞, 순환도로 하이패스를 이용할 경우 자동차로는 13분, 버스로는 30여분이 소요된다.
시험장 교문이 오전 8시10분에 닫히니 입실까지 남은 시간은 11분이었다.
상황실 경찰은 긴급 상황임을 직감했다.
무전을 통해 광주 전체 경찰에게 긴급상황을 알렸다. 이때부터 비상 수송 작전이 시작됐다.
진만초 근처에 있던 수완지구대 경찰이 바로 응답했고, 이들은 즉시 수송차로 출동해 학생을 태웠다.
그 시각, 전남고등학교 앞에도 무전을 통해 학생의 신고 소식이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전남고 관계자와 교사, 녹색어머니회 어머니 등은 깜짝 놀라 "어떡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1~2분 늦더라도 들여 보내주지 않을까?', '못 들어가면 이 학생은 어떡해. 재수생 되는 것이냐'고 걱정했다.
1분, 2분, 3분…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어떡해, 1분 남았어요!"
휴대폰으로 계속 시간을 확인하며 수송 차량만 기다리던 한 녹색어머니회 어머니가 소리쳤다. 현장의 모든 관심은 이 학생의 도착에 쏠렸다.
오전 8시9분. 교문 폐쇄 시각을 1분 남기고 멀리서 '삐용삐용'하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수송차가 교문 앞에 정차하고 조수석에 탔던 한 경찰이 내려 뒷문을 열어줬다.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수험생은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시험장을 향해 달렸다.
전남고교문을 지키던 모든 이들은 다 같이 박수와 함께 환호했다.
급하게 달려가는 학생 뒤로 모두가 "와!"하고 소리를 지르며 응원했다. 수송을 도왔던 경찰은 학생의 뒷모습을 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수능 잘 보고 와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