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응원도, 선생님 격려도 없는 '조용한 코로나 수능'

3일 오전 8시쯤 한 수험생이 부모의 배웅을 받으며 차에서 내려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3일 오전 8시 한 학부모가 수험생인 자녀를 김해고등학교 수능 고사장 앞에서 안아주고 있다. © 뉴스1

(경남=뉴스1) 김명규 기자 = 후배들의 열띤 응원전도 없었다.

선생님의 따듯한 격려도 없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3일 아침 경남 김해고등학교 고사장은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수험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전 7시부터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고사장 안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삼삼오오 모여서 들어오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학부모들 역시 대부분 자녀를 차에 태워 고사장 앞에 내려주고는 짧게 눈인사를 한 뒤 차를 돌렸다. 수험생의 고사장 입장도 마치 '드라이브 스루' 같았다.

일부 학부모는 차에서 내려 수험생 자녀와 짧게 포옹한 뒤 곧바로 차에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당초 11월19일이던 수능 시험일이 2주 연기되면서 이번 수능은 사상 처음으로 12월에 치러졌고 그만큼 더 추웠다.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은 옷을 껴입고 손가방에 핫팩과 무릎담요, 보온병 등을 챙겨 고사장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7시40분쯤 고사장에 도착한 한 수험생은 “지난해 수능 때보다 춥고 분위기도 썰렁한 것 같다”며 “선후배들의 응원을 들을 수 없어 아쉽지만 그만큼 더욱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수능에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사장 입구에서 자녀와 포옹을 한 뒤 안으로 들여보낸 한 학부모는 “코로나 확산세가 더 심해지고 있지만 그게 불안해 수능을 안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떨어져 앉아 시험을 친다지만 화장실 갈 때도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감독관 역시 거리두기에 신경 써 수험생들을 감독할 테니 오히려 그런 것들이 수험생에게 부담이 될까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한편 조경철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도 이날 고사장 앞을 찾아 수험생을 격려하지 않는 대신 수능 전날인 지난 2일 김해지역의 고사장을 찾아 방역 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