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는 '돌멩이' 소중한 자원…무단반출하면 '큰코'
2020.12.05 09:01
수정 : 2020.12.07 09:06기사원문
[편집자주]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 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라면 제보도 받는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에는 돌이 많다. 제주를 상징하는 '삼다도' 역시 바람과 여자, 그리고 돌이 많다는 뜻이다.
제주에서는 그 흔한 '돌'이라도 제주 밖으로 함부로 가져갈 수 없다. 심지어 허가 없이 돌을 다른 지방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왜 그럴까.
제주도가 제주의 돌을 보존자원으로 지정해 타 지역으로의 반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 특별법'과 관련 조례에 근거해 최대 직선길이(지름) 10㎝ 이상의 자연상태의 돌, 즉 자연석을 '보존자원'으로 지정했다.
자연석 이외에도 화산분출물(송이, 용암구, 용암석순 등), 퇴적암(점토, 모래, 자갈로 이뤄진 암석), 응회암(화산재, 화산모래, 화산자갈로 이뤄진 퇴적층), 패사(조개껍질을 많이 포함한 모래), 검은 모래(검은색을 띤 모래)도 포함된다.
이들 7종의 제주 보존자원을 도지사 허가없이 매매하거나 도외로 반출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실제 지난 4월에는 단순 가공한 1m 크기의 제주 자연석 11점을 다른 지방으로 무단 반출하려던 업체가 적발돼 고발되기도 했다.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해안가의 작은 돌멩이를 제주여행 기념으로 가져가려다 공항에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잖다.
한국공항공사는 제주도의 요구로 수하물에 돌멩이와 모래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색과정에서 회수한 돌과 모래 등은 일정량이 쌓이면 제주도에 수거를 요청한다.
지금은 그 양이 많이 줄었지만 3년전만 해도 2~3주에 한번 꼴로 컨테이너 4개 이상을 수거해 제주돌문화공원내 공터로 옮겨 놓기도 했었다.
반면 도외 반출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다.
보존자원의 전시 등 향토문화의 교류, 실험용 또는 연구용이 목적이면 도지사의 허가를 받으면 반출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무게가 1톤 이상 이거나 100개의 이상이 자연석과 100㎏ 이상의 화산분출물은 환경정책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반출할 수 있다.
또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반출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자연석만을 원료로 제작된 제품 가운데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 화산분출물을 주원료로 다른 물질과 혼합해 만든 제품 가운데 화산분출물 혼합비율이 중량으로 80% 미만인 제품이 이에 해당된다.
또 현무암 등에 야생화나 풍란을 가꾸는 '석부작'도 자연석 크기가 50㎝ 이하이면 마찬가지로 허가 없이 반출할 수 있다.
하지만 송이와 용암구, 용암수형, 용암고드름, 용암종유 등 화산분출물을 활용한 석부작은 어떠한 경우에도 제주 밖으로 가져갈 수 없다.
제주도 관계자는 "자연석 등 제주의 보존자원을 무단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제주의 자연은 모두가 함께 감상하고 지켜야 할 공공재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