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도 환영합니다"... 더 낮고 넓어진 은행의 변신
2021.01.15 09:24
수정 : 2021.01.15 09: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NH농협은행의 풍무중앙지점은 4000여개의 국내 은행 지점과 다른게 몇 가지 있다. 자동화기기(ATM)에서부터 고객 안내 데스크까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특히 자동화기기(ATM) 화면에는 파란색 '확대기능'이 선명했다.
14일 오전 경기 김포 NH농협 풍무중앙지점 365자동화코너의 모습은 기존 자동화코너와 차이가 분명했다. 다닥다닥 붙어있던 기존 모습과는 달리 사라진 칸막이와 넓은 간격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에 충분했다. 유승만 풍무중앙지점 부지점장은 "휠체어 이용고객과 시각장애인 고객이 ATM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농협銀, 사회적 약자 특화점포 첫선
풍무중앙지점은 지난 9월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화 점포로 첫 선을 보였다. 이 점포의 하루 평균 고객 150명 중 40%는 70대 이상 고령층이다. 은행을 직접 찾기 어려운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점포 차원에서 구현하자는 손병환 농협은행 행장의 취지와 맞물리면서 특화지점으로 선정됐다.
출입구부터 '사회적 약자 안내번호'를 붙여놓았다. 사회적 약자 고객이 도착해 전화하면 담당 직원이 나와 창구까지 바로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풍무중앙지점 관계자는 "초기 방문 고객들이 잘 몰라서 기다리는 분들도 계셨는데, 오시는 분들마다 저희가 계속 안내하다 보니 이제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총 7개 창구 중 1곳이 장애인 배려 창구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창구는 기존 창구나 영업점내 창구들보다 1.5배 넓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책상의 높이도 휠체어에 맞춰 일반 창구보다 5cm가량 낮게 설계된 것도 특징이다.
안내견을 비롯한 반려견의 내점도 가능하다. 박선진 지점장은 "저희 점포가 사회적 약자 특화 점포이기 때문에 언제든 안내견이나 반려견의 입점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고객의 편의를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풍무중앙지점을 7년째 찾고 있는 김동기씨(66)는 "내가 다리가 조금 불편한데, 기존 계단이 있는 곳에서 1층으로 이사하니 더 편해졌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우리銀 '전담 창구 운영' 등 운영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는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나타난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만 65세 이상 고객을 위한 '어르신 전용 창구'와 장애인 고객을 위한 '장애인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우리은행 본점에서도 휠체어 이용고객을 위한 설계가 눈에 띄었다. 이날 우리은행 본점 입구에는 '도움벨'이 설치돼 있었다. 이동이 불편한 고령층과 장애인을 위해 마련됐다. 도움벨을 누르면 청원경찰이 나와 전담 직원이 있는 창구까지 안내해 준다.
뱅킹존(Banking Zone)에도 이 같은 고려가 담겨 있었다. 마련돼 있는 장애인 고객용 ATM들은 기존 ATM보다 넓고 낮았다. 휠체어 이동 범위를 고려했고, 휠체어에 앉아 팔을 괸 상태로 ATM을 이용할 수 있게끔 설계돼 있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장애인 고객의 접근성 등을 향상하기 위함"이라며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