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해커가 차린 디지털범죄 솔루션사 “글로벌 파수꾼 될 것”

      2020.12.06 16:18   수정 : 2020.12.06 16:18기사원문
화이트해커 출신인 김준엽 대표가 설립한 라바웨이브는 몸캠피싱 등 디지털범죄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10년 이상 경력의 화이트해커 그룹과 빅데이터 구축으로 몸캠피싱 서비스 국내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법인설립을 한 라바웨이브는 올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해마다 2배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트해커가 만든 '디지털 경찰서'

김준엽 라바웨이브 대표(사진)는 어린 시절부터 화이트해커로 활약했다. 화이트해커는 해킹 피해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선의의 해커다.
인터넷 시스템과 개인 컴퓨터를 해킹하는 블랙해커와 대비된다. 김 대표의 첫 프로젝트는 당시 이슈였던 구글의 불법 블로그 사이트 검거였다.

지난 4일 서울 세곡동 라바웨이브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경찰의 디지털 범죄 수사에 협조하다가 몸캠피싱의 피해자가 생각 보다 많고 그 피해도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이후 화이트해커와 개발자 그룹을 묶어 사업화하기 시작했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몸캠피싱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노출 영상을 촬영 후 휴대폰을 해킹해 지인들에게 유포하는 범죄다. 김 대표는 "협박을 받는 단계에서 빠르고 현실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몸캠피싱의 피해가 연간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협박으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 뿐 아니라 동영상이 유포되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 차단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라바웨이브는 피해자의 데이터가 지인들에게 유포되지 않도록 중간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별 맞춤형 솔루션도 제공한다.

■'잊혀질 권리 네트워크' 구축 중

라바웨이브는 '잊혀질 권리'와 관련된 사업도 하고 있다. 잊고 싶은 과거나 리벤지 포르노 등 고객들이 온라인 상에서 삭제하고 싶은 데이터를 웹상에서 찾아내 삭제하는 작업이다.

잊혀질 권리의 경우 유럽에서 먼저 이슈화됐다. 김 대표는 "이미 유럽에서는 디지털장의사나 평판 관리사같은 직업이 상당히 존재하고 온라인 데이터를 삭제·지원해주는 기업과 기관도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라바웨이브는 빠르게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해외진출의 목적은 매출 보단 '네트워크'에 중점을 뒀다.

김 대표는 "각 나라의 기업들은 현지에서 호스팅되는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형성한다"며 "세계 각국의 기업들과 빅데이터를 통합한다면 국내외 고객들의 문의가 왔을 때 처리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돼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라바웨이브는 올해 미국 법인을 설립했고, 내년 안에 유럽 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그는 "이 네트워크가 기업과 기업에서, 국가와 국가로 확장된다면 디지털 성범죄와 온라인 범죄에 대한 예방은 지금보다 훨씬 쉽게 가능할거라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경영목표 '글로벌 온라인 파수꾼'

대다수가 몸캠피싱이나 잊혀질 권리에 대해 관심이 높지만 실질적으로 피해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해당 범죄들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바웨이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꾸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형식적인 교육 보다는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종 범죄 유형 같은 최신 자료들을 커리큘럼에 포함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예방 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 각 시도 교육청 등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법인설립은 지난해 이뤄졌지만 '라바웨이브 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기술 개발과 범죄 유형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했다"며 "국내 디지털 성범죄 대응 1위 기업의 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또한 국내 사이버 범죄 대응 1위, 글로벌 사이버 범죄 대응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범죄들을 근절하고, 모든 피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글로벌 온라인 파수꾼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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