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차도 되는데 액화산소통 왜 안되나" 활어차 선적 규제 논란

      2020.12.06 14:00   수정 : 2020.12.06 2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주=좌승훈 기자】 정부가 지정한 '세계일류상품' 제주광어가 되레 정부 규제로 생사존망의 기로에 섰다. 해양수산부가 2021년부터 차량 연식에 따라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액화산소통을 탑재한 활어운반차의 카페리 여객선 선적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량연식이 2014년식 이전 차량은 내년 1월부터 선적이 금지된다.



제주광어위탁판매활어차연합회(회장 김활영)는 "지난 30여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이용해온 액화산소통 활어차에 대해 카페리 여객선 선적을 막아버리면, 제주지역 양식업계는 고사 직전에 놓일 것"이라며 해양수산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 제주산, 전국 광어시장 60% 점유

제주도는 국내 양식광어 생산의 60%를 점유하는 최대 생산지다.
358개 양식장이 운영 중이며, 대부분 카페리 정기 여객선을 통해 육지로 나간다. 제주산이 없다면, 광어는 '국민횟감'이 될 수 없다. 입·출항시간이 일정한 정기선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거의 매일 반복되는 출하일정을 맞출 수도 없다.

활어차연합회는 "현재 제주 양식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공급가를 낮춰 육지에서 생산되는 양식광어와 저가 수입 수산물과의 시장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에 있다"면서 "해양수산부의 요구대로 압축(기체)산소통 시스템으로 교체하면, 액화산소와 달리 산소통을 6개나 실어야 하고, 교류(DC) 블로워(blower)와 같은 전기장치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톤당 사용시간도 액화산소가 약 110시간인 반면, 압축산소는 18시간(톤당 약 3시간·6통 기준) 안돼 운반과정에서 폐사율과도 직결된다. 액화산소시스템은 수중으로 분사되는 산소량이 풍부해 활어 운반 중 폐사가 없고, 동일한 수조공간에 더 많은 활어를 실어 수송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 LPG 승용차도 적재 못하나 반발

해수부는 이에 대해 관련 법규로 '위험물 선박수송 및 저장 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법규는 액체산소 액체·암모니아·염산 등과 같은 위험물을 적재한 탱크차를 여객선에 적재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다.


김활영 활어차연합회장은 "법에 규정된 '탱크차'는 '탱크로리'를 말하는 게 아니냐? 더욱이 연식에 따라 활어차 선적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나섰는데, 차량하고 산소통하고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다녀간 현장경험 뿐만 아니라, 가스업계 전문가도 액화산소 용기 1개가 압축산소 용기의 약 20개 용량이어서 안전성이나 운반 편의 등 모든 분야에서 장점이 많은데, 압축산소가 더 안전하다는 해수부의 근거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활어차업계는 2007년 6월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해 "구조장치 변경승인을 받아 액화산소통을 적재한 경우에는 자동차부속물로 인정해 위험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해수부의 '카페리 여객선 활어차 적재 근거'에 따라, 지금까지 카페리 여객선을 이용해 왔다. 냉장고의 프레온가스나 LPG 승용차와 같은 개념이다.

■ 안정성 근거는?…시행 유보 요구

하지만 2018년 7월 해수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제주지역 활어차업계는 '멘붕'에 빠졌다.
해수부 입장대로라면, 도서지방으로 들어가는 가정용 LPG통도 선적하지 못한다는 것 아니냐며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선 법인차량 30~40대를 포함해 140~150대의 활어차가 광어를 비롯해 돌돔·강도다리·방어 등을 싣고 육지를 드나든다.


활어차연합회는 "자동차검사소에서 LPG차량 내압시험을 실시하는 것과 동일하게 활어차도 검사항목에 액체산소통 내압시험을 추가한다든지 액화산소 시스템과 동일한 능력의 효율과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한 활어운송 방안 등 대안을 찾는 동안 액화산소통 탑재 활어차량의 단계별 선적 금지 시행을 절실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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