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에 쪼개진 野 "文정권 탄생 사과부터" vs. "내 판단대로"

      2020.12.07 10:20   수정 : 2020.12.07 10: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MB),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검토하는 것에 당내 반발이 표면화되고 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를 맡았던 김 위원장의 이력을 근거로 문재인 정권 출범의 원인 제공부터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어 김 위원장의 사과 자체가 월권이란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반발은 예상외로 거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7일 "내 판단대로 할 것"이라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당분간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당 대변인인 배현진 의원은 김 위원장을 정면 겨냥하면서 논란을 촉발했다.

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 김종인 비대위원장마저 전 정부 타령하시려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 검토를 언급한 배 의원은 "아찔하다"며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한 기억 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아냐' 이 한 마디, 뜨겁게 기다렸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아쉬움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무소속으로 김 위원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홍준표 의원이 영입했던 배 의원은 현재 대변인 당직을 맡고 있어, 이같은 비판이 단순해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당 중진인 장제원 의원도 SNS에서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 추진에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이 아니다. 의원들과 당원들이 김 위원장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정통성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 한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반발에도 김 위원장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반발 목소리에 대해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가 판단하는 대로 할 것"이라며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이 되는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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