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숨진 22개월 아들 택배상자 담아 한강에 버린 친모
2020.12.07 14:06
수정 : 2020.12.07 16: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2개월 된 아들에게 밥을 먹이지 않고 병원도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A씨는 범행을 은폐하려 아이 사체를 택배상자에 담아 한강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들이 별거 중인 남편과 닮아간다는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가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및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4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은 사망할 당시 생후 약 22개월로 어머니로부터 방치돼 상상하기 어려운 배고픔과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됐다"며 "학대 모습을 지켜보았던 다른 아동 역시 큰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향후 성장 과정에서 이를 극복해가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B양(4)과 C군(사망 당시 2세)의 친모로, 지난해 6월 자녀와 함께 모친의 집으로 들어가 생활했다. 이후 A씨는 C군이 별거 중인 남편과 닮아간다며 밥을 제대로 주지 않고 분유를 탄 젖병을 방에 둔 채 B양만 데리고 외출하는 등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10월 C군이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C군은 몇시간 만에 끝내 숨졌다.
A씨는 C군이 사망한 이후 사체를 택배상자에 넣어 보관하다 B양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호소하자 며칠 뒤 한강 잠실대교 남단 인근에 유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이 "B양과 둘러앉아 C군에게 이유식을 먹이기도 하고, 함께 놀아주기도 했다"며 학대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변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