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6대 중 1대는 '억' 소리나는 고급차…코로나에도 판매 '불티'
2020.12.11 06:30
수정 : 2020.12.11 10:13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대당 1억원을 넘는 고가 수입차들의 국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전체 수입차 판매의 약 16%가 고급차일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경기와 무관한 고소득층의 소비 형태와 슈퍼카 브랜드의 국내 인지도 상승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24만34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고가 차량의 판매량은 3만87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8998대)보다 33.5%(9714대) 늘었다.
전체 수입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9%다. 차량 6대 중 1대는 '억'대 차량인 셈이다. 현 추세라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는 연말까지 사상 첫 4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AIDA에 등록된 전체 25개 수입차 브랜드 중 1억원 이상의 고급차를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는 14곳에 달한다. 이 중 메르세데스-벤츠가 1만5760대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BMW(1만1480대), 포르쉐(6139대), 아우디(1976대), 랜드로버(1083대) 등의 순이었다. 이외에도 1억5000만원 이상의 고가 차량만 판매하는 람보르기니(281대), 벤틀리(253대), 롤스로이스(146대) 등 초고가 브랜드들도 수백대씩 판매됐다.
특히,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등은 나란히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1~11월 누적 7082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5.7% 성장한 모습이다. 포르쉐의 전체 판매량 중 1억원 이상의 고급차의 비중은 무려 86.7%에 달한다. 람보르기니 역시 같은 기간 281대로 전년보다 81.3% 성장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벤틀리는 올해 누적 판매량 2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4.4% 판매가 늘었다. 최근에는 3억원을 호가하는 '신형 플라잉스퍼 V8'이 180건의 사전계약 실적을 올리며 한국 시장에서의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대당 4억원이 넘는 롤스로이스의 경우 11월까지 총 146대를 판매해 3년 연속 세자릿수 판매 기록을 이미 달성했다.
단일 모델별로는 1억630만원에 달하는 BMW의 X5 3.0d가 212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다음으로 1억1640만원의 벤츠 GLE 450 4MATIC이 2107대로 뒤를 이었고, 벤츠 CLS 450 4MATIC(2094대), 벤츠 S 350 d 4MATIC(1937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고급 수입차 판매의 흥행 배경은 다양하다. 먼저 보다 희소성 있는 차를 통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의 변화와 럭셔리차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시행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는 인하 혜택을 더 볼 수 있게 된 점도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판촉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다. 아울러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형급 모델과 고성능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도 전반적인 고급차 인기에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만 해도 이제는 연간 7만대 판매가 놀랍지 않을 만큼 보편화돼 한 단계 더 높은 고급차를 찾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국내 경기와 무관하게 고급차 시장의 판매량을 늘리는 결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