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백신 접종 더 꺼리는 경향 있어…왜?
2020.12.11 14:55
수정 : 2020.12.11 14:57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미국 여론조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전통적으로 가족 내 건강 관리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사실은 전체 백신 접종률에 크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8일 미국 성인 44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로이터·입소스 설문조사에서 여성의 35%가 백신 접종에 관심이 없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5월 여론조사에 비해 9%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반면 여성의 55%는 백신 접종에 '매우' 또는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고 답했는데 지난 5월에 비해 약 6%p 하락한 수치다.
남성은 68%가 백신 접종을 받겠다고 답해 지난 5월 조사와 비슷했다.
전체 평균으로는 61%가 백신을 접종받을 의사가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5월보다 4%p 하락한 수치다. 특히 부모들 중에서는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비율이 53%로 지난 5월 62%보다 급격히 감소했다.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학 러팔리 리마예 행동과학부장은 "여성들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조심하려는 경향이 있을 뿐"이라며 "보통 엄마들이 진료 예약을 하고 백신 접종 추세에 동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백신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이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백신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여성들 중 60%는 "너무 빨리 승인된 새로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48%는 "새로운 백신 접종의 위험성이 다른 어떤 혜택보다도 더 크다"고 밝혔다. 38%는 "백신을 만드는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27%는 "백신이 충분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메리트 아일랜드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앨리스 베일리스(56)는 로이터에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어도 나는 받을 계획이 없다"며 "그들은 너무 일을 빨리 진행해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겨우 통과할까 말까다. 어떻게 될지 더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노약자나 기저질환자를 제외하고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중증화 위험이 높지 않은 사람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