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승강기에 집값 비교 안내문 "가격담합" "정보공유" 주민갈등

      2020.12.14 17:54   수정 : 2020.12.14 17:54기사원문
경기도 의왕시 한 아파트 단지 승강기에 '실거래가 정보 공유' 안내문이 붙으면서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안내문은 국토교통부에 공개된 해당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와 주변 아파트 단지 신고가를 비교한 내용이 담겨있다. 온라인상에선 "부동산 가두리 대응 차원의 정보 공유"라는 비호 입장과 "가격 담합"이라는 비판이 충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과열기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기도 의왕시 한 아파트 세입자가 부동산 커뮤니티에 'OOOO 아파트 집값 담합'이라는 글을 올리며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작성자는 "아파트 승강기에 '실거래가 정보 공유'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주변 단지 신고가와 해당 단지 실거래가를 비교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라며 "집주인들이 담합해 호가를 올리고 있어 정작 실거주해야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정보 공유 차원에서 문제가 없을 거라 판단해 게재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세입자의 '담합' 주장에 해당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단순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유 차원의 글"이라며 반박하는 댓글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인근 부동산에서 가두리가 심해 시세에 어두운 나이드신 분들이 헐값에 집을 팔아 피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들은 "편히 쉬러 가는 집 승강기에 가격표가 붙어있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논란이 일 수 있는 안내문이지만 국토부 실거래가는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는 정보라 담합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이 같은 주민들의 갈등은 결국 최근 집값이 치솟으며 발생하는 사회 갈등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 해 8월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아파트 가격 담합 의혹이 있었다. 아파트 매매 가격 하한선을 정해 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 달 20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내놓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 논란이 됐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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