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추가심의 요구에 징계위는 거절… 최후진술도 없이 끝났다
2020.12.15 18:40
수정 : 2020.12.15 21:30기사원문
■'기각 또 기각' 예상대로 징계위
15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오전 10시34분부터 진행된 징계위 2차 심의는 1차 심의 때와 마찬가지로 윤 총장 측의 징계위원 기피신청으로 출발했다.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앞서 예고했던 대로 징계위원장 직무대리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다. 징계위는 이를 기각했다.
법조계는 예상됐던 수순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총장 측 역시 기피신청이 기각될 것이란 예상을 충분히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향후 있을지 모를 법정공방 등에서 징계위 구성의 절차적 위법성 등을 제기하기 위해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어진 증인심문에서도 양측의 의견충돌은 이어졌다. 징계위는 윤 총장 측이 신청한 증인 7명을 채택했고, 이 중 5명이 징계위에 출석했다.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과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류혁 법무부 감찰관,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 등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징계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징계위는 당초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직권으로 증인채택했지만 이날 돌연 증인채택을 철회했다. 이에 윤 총장 측은 심 국장에 대한 증인 심문이 필요하다며 징계위에 다시 한번 요청을 하기도 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판사사찰 문건' 유출과 관련, 심 국장 심문이 윤 총장 측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정된 법정공방…시나리오는?
징계위가 '예상대로' 흘러가면서 윤 총장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징계가 의결될 경우 그 수위와 관계 없이 윤 총장 측은 집행정지 신청과 징계 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해임보다는 정직, 그중에서도 3개월 정직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 가운데 윤 총장이 정직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첫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정직 3월, 정직 6월 의견이 분분한데 정직 3월로 결론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정직시킨 후에는 공수처 검사를 동원해 검찰총장을 어떻게든 엮어 수사하고 기소할 것'이란 소문을 전하며 "1차 징계위 인적구성, 진행상황을 보면 그냥 넘길 수 있는 소문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임기가 내년 7월까지인 윤 총장은 최대 6개월인 정직 처분만 나와도 사실상 '식물 총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 경우 윤 총장의 정직 기간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 경우 윤 총장 측은 사실상 집행정지 신청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높다.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인데 임기 내 징계 무효소송의 1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던 윤 총장 측은 해당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추 장관을 상대로 했던 당시 집행정지 신청과 달리 징계 이후 벌어질 소송은 징계집행 주체인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진행하게 돼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